마지막 수업

대면 없는 온라인으로만

by 준구

끝내 아이들과는 만남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

줌을 통한 온라인 수업으로 처음 대면했고 실습과 과제도 온라인상에서 마치게 되었다.

‘도전 북튜버’란 제목에 맞게 자신이 선정한 도서를 읽어주며 손수 촬영한 영상에 자막을 달았다.

자신이 출연하고 촬영하며 자막에 편집까지 마쳤으니 이제는 걸음마 유튜버가 된 셈이다. 재미 삼아 효과음과 음악도 넣은 친구들이 있으니 가히 영상제작의 입문을 마쳤다.


촬영 과제와 편집 과제를 제시하면서 출석률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성인반의 경험에 비춰 아이들이 잘 따라올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다. 일반 성인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가르쳤던 내용이라서 아이들이 어려워하지는 않을까 불안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아이들의 출석률은 마지막 시간까지도 일정했고 참여한 6명의 아이들 모두가 자신의 작품을 제출했다.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자기 작품의 미숙한 점이 무엇인지 스스로 발견해갔다. 완성도 면에서는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영상 못지않게 오디오 수음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자기의 영상이 상영되는 동안은 부끄럽다며 자신의 모습을 모니터에서 숨기고, 냉정한 평가와 감상을 마치면 다시 등장하는 아이들의 동심이 사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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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도서관 강좌 (마지막 수업)


성인들은 10명가량이 첫 수업에 모습을 보였다. 후반으로 갈수록 기획서 작업과 촬영 편집 등의 과제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람이 줄었다. 그래도 비대면의 한계와 궁금증을 풀기 위해 강의가 끝나고 만나로 오신 선생님들이 계셨다. 도서관에서도 공식적 만남을 금하는지라 그야말로 비공식적인 사적 모임으로 점심과 커피타임을 가졌다. 세월이 하 수상하더라도 사람이 만나야 뭔 교감이 생길 것이 아닌가!

두 분 선생님만이 유일하게 과제를 만들어 내셨고 마지막 강의시간도 함께하셨다.


작품을 감상하는 내내 자신들의 높아진 안목에서 자신의 첫 작품을 냉정히 평가하려니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픈 심정이라 표현하신다. 사실 첫 작품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엄청난 달란트를 타고 난 사람임에 틀림없다. 이렇게 첫 발을 내디뎠으니 아마도 다음에 만들게 되는 작품은 분명 진보가 있을 것이다.

스스로 부끄러운 작품이라 평가하는 결과물이라도 최종 완성본을 한 번 만들어봤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또한 주어진 시간 내에 포기하지 않고 영상물 하나의 성과를 이뤄냈다는 점이 무엇보다 높이 평가받아야 하는 사실인 것이다.


어른들은 대게 바쁜 스케줄과 다양한 요소로 인해 완주가 힘드셨는지 모른다. 물론 강의가 기대에 어긋난 측면이 있었다면 그것은 나의 책임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나는 아이들이 보여준 꾸준한 성실함과 우직한 따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선생님의 지시와 주문대로 어렵지만 성실하게 따라온 것에 고마운 마음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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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파크미술관 / 수원화성 / 선경도서관


일주일에 한 번 수원 선경 도서관과 창룡 도서관으로의 발걸음은 내겐 휴식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수원화성의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하며 박물관과 미술관을 돌아 성곽 곳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그리고 어린 초등생에게 미디어를 가르치고 영상제작의 결과물을 함께 공유했으니 말이다.


끝내 만나진 못했지만 서로의 모습을 오래 기억하고자 마지막 시간에 서로를 촬영하는 포토타임을 가졌다.

염원하건대 다음엔 너희들의 고사리 같은 손을 맞잡아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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