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여 진통한 끝에 막둥이를 만났다. 첫째는 2.92kg, 둘째는 2.9kg 막둥이는 3.3kg으로 태어났다.
0.1kg가 뭐 그리 문제냐 싶겠지만 신생아에게는 0.1kg의 차이도 크다는 걸 출산하면서 느꼈다. 물론 나이 탓도 있었겠지만 위에 두 아이보다 몸집이 큰 아이는 한, 두 번 힘주는 걸로는 쉽게 나오질 않았다. 두 아이를 3.9kg에 낳다가 요단강 건널 뻔했다는 지인의 말이 절절이 와닿았다.
새벽 3시쯤 태어난 첫째는 태어나자마자 눈을 떴었다. 오후 3시쯤 태어난 둘째도 그날 바로 눈을 떴었다. 첫째는 워낙 눈이 컸는데 둘째는 눈을 떴어도 단춧구멍만 했다. 붓기 때문에 아직 다 안 떴겠지 싶었는데 아쉽게도 그게 끝이었다. 다행히 지금은 젖살이 빠지면서 동글동글한 눈이 더 동그래졌다.
셋째도 오후 3시쯤 태어났다. 아이가 태어난 것 자체가 기쁘고 황홀해 눈 떴는지 여부는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건강하게 태어나면 그만이지 싶었다. 아이 이목구비를 보니 제법 또렷해서 눈을 뜨면 한 인물 하겠다 싶었다. 하루, 이틀 기다려 보았다. 그런데 갈 때마다 아이가 눈을 감고 있다.
사, 나흘 지났을 즈음. 비슷한 시기에 입소한 다른 아기들은 눈을 말똥거리며 엄마가 주는 젖을 먹는데 우리 아기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다.
뭔가 이상하다 싶어 폭풍검색을 시작했다. 일주일 만에 눈을 뜬 아이도 있다고 했다.
'그래, 일주일 기다려보자'
열흘이 지나도 아이 눈을 뜨지 않는다. 간호사 선생님들한테 얘기해도 눈 뜨는 걸 봤다고 한다. 소아과 선생님은 그냥 지켜보자고 할 뿐이었다.
어른들께 매일 아이 영상을 보내 드렸는데, 늘 물어보시는 게 눈을 떴냐는 거다. 나는 엄마라는 이유로 아기가 눈을 안 뜨는 게 꼭 내 탓같기만 했다.
2주가 지나도 아이는 한쪽 눈만 겨우 뜰뿐이었다. 이제 며칠 후면 집에 가야 하는데 이 어린아이를 데리고 안과부터 가야 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