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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슈 Oct 28. 2024

인재풀은 어떻게 구성하나요?

누구를 어떻게, 어디서 만나야 하나요?

인재풀이란, HR에서 기업에서 사용하는 인력 운용 체제로, 이력서를 기업의 인사 시스템 혹은 서버에 미리 저장해 두었다가, 입사를 원하는 사람들과 수시로 면접을 진행하며 입사희망 시기, 희망 부서 및 적성 등을 컴퓨터에 입력해 두었다가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사람을 채용하는 것을 뜻한다.


영어로는, Talent Pool이라고 지칭하며, 흔히 한국에서 ㅇㅇ기업에 지원해서 2차 탈락하면 다시는 그 기업에 못 간다 혹은 같은 기업에 여러 번 도전했을 때 합격 확률이 높아진다 같은 것과 연결된다.


예를 들어, A 포지션에 지원을 했지만 아쉽게도 직무 연관성이 느슨해서 탈락을 했지만, 시간이 흐른 후 기업에서 "혹시 B 포지션에 지원하실 생각이 있나요?"라고 후보자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것과 동일하다.


실제로, 외국계 기업의 경우, 인재풀을 적극 활용하고 있기에 탈락을 했다고 해도, Thank you 이메일을 작성하고 채용 담당자와 좋은 인연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링크드인으로 일촌 신청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실제로 나는 이전에 파이널 인터뷰에서 탈락하고, 나를 탈락시킨 분이 다른 회사에 나를 추천한 적이 있었다. 1년도 더 지난 일이라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를 추천했다고 힘내라고 하는 그녀의 링크드인 메시지를 받고 조금 눈물이 핑 돌았다. 인재풀 안에 들어가 있을 수 있어서, 그리고 나 스스로 그 끄나풀을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링크드인을 업데이트하고 좋아요를 눌러대는 일에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다만, 이제 기업의 경우에는 후보자들이 알아서 구인공고에 지원을 하는 반면에 있어서는 남친채용을 하는 사람, 즉 "나 자신"이 인재풀을 구성해야만 했다. 나는 잘 나가는 대기업도 아니니까.. 하하...


소개팅이란, 흔히 말하는 "인맥"이나 "헤드헌팅"으로 필요한 인재를 구하는 방법이 되겠고, "틴더"는 잡코리아 혹은 링크드인 같은 곳에서 나의 프로필을 열어두고 "공개구인"을 하는 방법이 되겠다. "자만추"는 정말 눈여겨보던 거래처 직원 혹은 콘퍼런스에서 마주쳤었던 괜찮던 직원, 아니면 정말 다른 포지션으로 지원했는데 마침 그 이외의 적합한 포지션이 있어 "면접 권유"를 하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소규모 기업의 HR들은 세 가지 방법을 고루 사용한다. 물론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 (예를 들면 킹차 갓무직이나, 한전 따위의..)이라면 공개채용을 해도 괜찮겠지만, 나는 정말 소규모 중 소규모 기업의 HR이 마찬가지니... 남친채용을 위해서 3가지의 인재 채용 방법론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제일 먼저 주변 친구들에게 소개팅을 주선해 달라고 부탁했고, 틴더에 새로운 사진과 프로필을 아주 자세하게 적어서 나를 게시했으며, 자만추는... 회사-집뿐이라... 사실 방법이 없었다. 8월에 퇴사를 하고 아주 열심히 다니기 시작한 클럽에서 시도하려고 했으나, 역시나 자만추는 어려웠다. 


"누구를 어떻게, 어디서 만나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어떻게, 어디서 를 만들어내는 게 우선이었고, 인재풀을 구성했다.


소개팅으로 약 10건, 틴더는 출퇴근 길에 마치 잡지를 보는 것처럼 스와이핑을 하기 시작했으며 그중 맘에 드는 다수의 남성에게 대화를 시도하고 약 80명이 넘는 사람과 대화를 했으며... 틴더 상대방의 프로필을 통해 상대방의 간단 "이력서"를 필터링하고, 틴더 내에서 간단한 칫챗을 통하여 이력서의 진위여부를 확인했다.


숫자로 이야기를 늘어놓자면, 만일 150명을 스와이핑 하고 100명과 매칭이 되었다. 그 이후에는 100명의 남성들과 간단한 채팅을 하고, 그들 중 약 50명에 남성들에게 개인 카카오톡을 주었다. 서류전형과 간단한 자기소개의 절차를 거쳐 인재풀을 절반 정도로 먼저 꾸렸다. 


나는 틴더 프로필에 "페미니즘" "성소수자 인권" "바이섹슈얼" 원나잇, FWB 사절이라고 적어놓았지만 참으로 많은 남성들이 나와 대화를 시도하였다...(!) 그리고 잠시 어플 내에서 이루어진 대화를 통하여 이 사람이 나의 프로필과 자기소개 글, 즉 구인공고와 기업 PR을 잘 읽었나 검증하는 칫챗을 진행했고, 여기서도 절반정도가 걸러졌다. 


채용도 HR의 KPI이자, 중요한 몇 가지 직무 중 하나이기에, 꼼꼼하게 보았다.

고작 남자친구 하나 채용한다고, 인재풀까지 구성해?라고 혀를 찰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번에는 좀 제대로 된 연애를 하고 싶었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해야 하나.


인재풀을 구성하고 복수의 대상과 칫챗을 하며, 면접을 진행하고, 아 조금 핏이 맞지 않는다라고 할지라도, 다시 한번..이라도 돌아보기 위해 50명의 남성들을 카톡에 저장해 두었다는 건 진지하게, 유머가 아닐까.


밖에서 볼 때는 희극이지만, 안에서 볼 때는 비극이다.


남자친구를 채용하는 것도 웃긴데, 인재풀까지 구성하면서 채용 프로세싱을 진행하는 나 자신이 너무... 안타깝기는 했다. 하지만 그럼 어때. 조금 복잡하지만 안전하고, 정확하게 연애에 골인하고 싶었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남친채용을 소개팅, 틴더, 자만추 세 가지의 메소드를 통해 남자친구 조건에 부합하는 인재를 찾아내기 위해, 그리고 혹시나 맘에 들었던 사람과 맞지 않았을 때 공백 메우기 용의 후보 찾기 방법으로 인재풀을 구성했다는 것이다.


추가로, 다들 한 번쯤은 취업에서 탈락의 경험을 겪었고 불합격 이메일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팁이지만, 소개팅 이후에 애프터를 거절할 때 혹은 상대의 적극적인 구애를 정중하게 거절할 때 동일한 포맷을 사용할 수 있다. 


흔한 불합격 이메일 예시

{지원자 이름}님, 안녕하세요. 
{회사명} 채용 담당자 {채용담당자 이름}입니다.
우선 {회사명}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시고, 바쁘신 중에도 귀중한 시간을 할애하여 {포지션명} 채용 과정에 함께해 주신 점 깊이 감사드립니다.
혹시 서류 접수 과정 중 저희가 의도치 않게 불편을 드린 점은 없었는지 여러모로 마음이 쓰입니다.
{지원자 이름}님이 내어 주신 시간의 가치를 잘 알기에 현업 담당자분들과 면밀히 논의하였으나, 안타깝게도 {포지션명}의 서류 전형에서 합격 소식을 전해드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금번 전형 결과는 결코 {지원자 이름}님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뜻이 아니며, 필요로 하는 포지션에 가장 적합한 분을 찾아가는 과정임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 {회사명}에 보여주신 관심과 열정에 감사드리며, 향후 더 좋은 기회로 다시 만나 뵙기를 기대합니다.
다시 한번 지원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지원자 이름}님의 멋진 미래를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사명} {채용담당자 이름} 드림

애프터 거절 및 그만 만나고 싶다를 표현할 수 있는 카톡 예시


{상대방 이름}, 안녕!
먼저 나와 {만났던 날짜 혹은 요일}에 시간을 함께 해줘서 고마워.
스케줄로 바빴을 텐데 나하고 시간을 함께 해줘서 고맙고 나에게 호감을 표시해 줘서 정말 고맙다고 생각해.
다만 우리가 잠시 함께 시간을 보냈을 때 혹은 연락 도중에 내가 당신의 마음을 상하게 하거나, 시간적 여유를 빼앗은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네. 
{상대방 이름}가 나에게 시간을 내어준 그 소중한 마음을 알아서, 스스로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 조금은 서로 속상하겠지만, 나는 아직 누구와 진지하거나 가볍게 만날 준비가 안된 것 같아.  
그래서 정말 아쉽지만, 좋은 친구 사이로 혹은 좋은 오빠동생 사이로 지내고 싶다고 생각해. 그러면 더 알아가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정말 좋은 사람이고, 사랑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지만, 잘 맞는 분을 만나 예쁜 연애를 하기 바라.
정말 {만났던 날짜 혹은 요일}에 나와 순간을 함께해 줘서 고맙고, 시간 되면 예쁜 카페 가서 재밌는 시간 보내자! 
정말 고마워! 혹시나 내가 보고 싶다면 언제든지 연락해줘! 
좋은 하루 보내 :)

혹시나 소개팅으로 첫 번째 만남 직 후 혹은 애프터 이후, 썸 도중 상기 문단과 비슷한 뉘앙스를 받았다면, 서류 및 면접 전형 탈락이고 인재풀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만일 정말 마음에 들었다면 상대방을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팔로우 업하면 좋을 것 같다. 포지션이 아직 채용이 안되어있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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