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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나무탑

by 박세환

아들이 탑을 쌓는다.

한 장 한 장 높이 높이.

나무 블록을 조심히 올려놓는다.


한층 한층 쌓을 때마다 나를 부른다.

"아빠, 와서 이것 봐."

자랑하고 싶나 보다.

높이 쌓여가는 탑에 따라 흥분감은 고조된다.


계속 쌓다 한쪽이 무너졌다.

와르르 허물어진 탑.

꼭 바벨탑이 무너지듯이.


남은 부분을 발로 툭 찬다.

"에이, 시시해."

언제 자랑했냐는 듯이 방으로 들어간다.


자신이 노력해서 뭔가 이룰 때는 남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커진다.

하지만 그 결과가 무너지면 좌절과 함께 허무해진다.

그리고 외면하기까지도. 처음부터 별거 아니었다는 듯이.


이럴 때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힘내라고. 다시 해낼 수 있다고.

꼭 나에게 하시는 말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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