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앙팡 Dec 26. 2024

차 트렁크의 악몽

쌀자루가 터졌다.

차 트렁크에.

검은 트렁크 안에 하얀 쌀이 수북하다.


쌀자루가 저렇게 약할 줄이야.

비에 젖어서 그런가.

한숨을 쉬며 흰쌀을 쳐다봤다.

어떻게 치워야 하나.


모르겠다.

그냥 트렁크를 닫았다.

내일 치우자.

오늘은 밤이 늦었으니.


잠자리에서도 생각난다.

흰쌀을 어떻게 치울까.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다.


그때 떠오르는 생각.

나는 왜 기도를 안 할까.

이런 것까지는 기도할 생각을 못하나.

왜 내가 하려고만 했을까.


다음날 아침, 쌀컵과 진공청소기로 열심히 수거했다.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일상의 모든 것을 나와 함께 하자고.

쌀 한 톨 까지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