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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칼라책방 Apr 01. 2024

일주일에 한 권씩

완독의 의미

매주 수요일은 독서모임을 하는 날이다. 우리 독서 모임은 일주일에 한 권의 책을 읽고 토론을 한다. 간혹 책이 너무 두꺼울 경우에는 2주 동안 한 권의 책을 읽기도 하지만 그건 흔치 않은 경우고 웬만하면 일주일에 한 권이다. 사람에 따라서 일주일에 한 권이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다. 독서모임 회원들은 그 격차를 조절하는 데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일주일에 한 권을 다 읽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누구 하나 "그걸 못 읽으셨다고요?" 라며 타박을 하는 경우는 없다. 모임에 출석했다면 그 자체로 '한 권'을 읽는 데 성공한 것이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는 한 권을 다 읽는 걸 완독이라고 한다. 앞표지에서 시작하여 기승전결이 되든, 나열된 정보를 수집하든, 단편으로 구성되었든 간에 우리는 그걸 읽. 는. 다. 우리가 읽으려고 집어든 그 책에는 반드시 제목이 있다. 제목을 읽고 그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추측하기도 한다. 대강 이런 얘기를 하겠구나 생각하며 읽었을 때 '역시 그렇군'이라며 동의할 수도 있고, '와우~!'라며 놀라기도 한다. 또는 반박할 수도 있다. 제목에서 시작한 독자의 예상을 작가의 의도와 맞춰보는 과정이 읽는 것이며 완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충실하게 내용을 탐닉했다면 더없이 좋은 독서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나는 그것을 완독의 영역에 포함시키고자 한다. 문자를 해독하고 문자와 문자 사이의 공간을 읽는 문해력을 완성했다면 읽은 것이다. 


이해한 것을 언어로 나눌 수 있는 토론에 한자리 차지하고 앉았다면 문해력뿐만 아니라 언해력까지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독서토론자로서 충분하다. 일주일에 한 권씩 읽고 토론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활동이다. 끝까지 읽고 완전하게 이해해야 한다는 강박만 없다면 일주일에 한 권쯤은, 일주일에 작가 한 분쯤은 얼마든지 만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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