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칼라책방 Jun 24. 2024

기쁨은 곱하고 슬픔은 나누고

경조사

만남의 주기가 일주일 밖에 안 되다 보니 서로의 집안일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두런두런 다락방은 독서모임이며 토론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회원 개인의 성정이나 상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재이다. 그러다 보니 자녀가 결혼을 한다거나 부모님이 별세하신 경우 또는 본인의 애경사에 대해 회원들과 위로와 축하를 주고받게 된다. 


A님의 아들이 결혼을 한다고 하셨다. 7년 차 회원이신데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되었냐면서 새삼스럽게 모임을 돌아보았다. 부조금을 내는데 얼마를 해야 하는지 물었고 우리가 늘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총무님이 정리해 주셨다. 나는 늘 어떻게 하냐고 묻는 식이고 그럴 때면 꼼꼼한 총무님이 안내를 하신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늘 서너 명은 축하하러 다녀왔던 것 같다. 멋진 결혼식에 축하를 하는 자리에서 마치 내 아들이 결혼하는 것처럼 (물론 과장이지만 정말 그런 기분이었음...) 기뻤다. 우리의 기쁨들이 모여 몇 배가 되었다. 


B님의 어머니가 별세하셨다. 지난주까지도 잘 계신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노환으로 기력이 급격하게 쇠하셨는지 슬픈 소식을 전해왔다. 조의금을 마련하긴 했는데 장례식장이 너무 멀어 선뜻 간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혼자라도 가고 싶었지만 일정이 여의치 않아 결국 따로 자리를 마련했다. 각자의 애도를 꺼내 나누면서 슬픔을 덜어냈다. 가족의 빈자리를 공감하고 위로하면서 우리는 더 가까워졌다.


C님이 책을 내셨다. 몇 년 만에 출간하신 거라 감회가 남다르다고 하시면서 한 명씩 일일이 사인을 해주셨다. 워낙에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였으니 책 주문은 어딜 가도 지지 않을 만큼이다. 작가 사인본을 몇 권씩 챙겨 들고 즉석에서 북토크가 이뤄졌다. 읽고 쓰는 이들의 모임에서 읽고 쓰는 것만큼 축하받을 일이 또 있을까! 이렇게 우리의 축하는 시너지가 되었다. 


D와 E... 우리의 이슈는 계속 이어지므로 어쩔 수 없이 독서모임을 계속 이어가야겠다.

이전 10화 미칼라나 팔라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