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긍정스민 Oct 16. 2021

승무원ㅣ첫 견습비행

오늘 퍼스트 클래스를 담당한 남자 크루, 말 나누는 것도 좋아하고 대체로 비행스케줄이 꽤 잘 나온 거 같다. 두바이만 이번 달에 3번째라고 하지만, 7월 스케줄은 꽤 좋은 레이오버인지 비행수당이 꽤 많이 나온다며 자랑한다. 사무장과 옆에 있는 크루도 완전 놀랄정도로 어떻게 그렇게 많이 받냐며 물어본다. 스탠바이때 비행 불리고 한 번도 비행에 빠진 적이 없나보다.


 "그렇게 일 많이 하면 몸이 힘들어" 라며 사무장은 말하지만 부러움이 섞여 있다.  


갤리담당 남자크루는 먹는거 완전 좋아한다. 탑승하고부터 크로와상 홀랑 먹고 캡틴 소개하는 자리에도 빵 먹다 늦게 도착하고, 두바이 도착해서 우리 식사시간 따로 없다면서 샌드위치 먹고, 그러는 사이 크루밀 준비해두고 도하로 오면서 빵 데워 먹고, 도착해서 또 먹는다. 


난 왜이리 웃음이 나지. 


배정받은 포지션이 일등석이다보니 이래저래 서비스하는 걸 보게 되는데, 이코노미 클래스와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크루들은 더 바쁘지만, 승객들은 여유가 있다. 탑승하자마자 핫타월 서비스에 아라빅 커피 준비되고 카타르 특산품인 대추도 준비해드리고 프리미엄 커피도 가능하다. 


도하이륙-두바이착륙-두바이이륙-도하착륙


자리 잡고 있을 때마다 머리도 살짝 멍해지는 듯 하고 어리저러운 듯 하니, 사무장이 졸립냐 묻기도 한다. 나는 어지러운데, 그들은 이미 익숙해져 있는 모습이다.



기내풍경  

20K 좌석 교정기끼신 무슬림 여자분, 티켓 받고 자리 확인해드리자마자 옆에 남자가 있으니 자리 바꿔주기를 요청하신다. 무슬림 여성은 뭇 남자 옆에 앉지 않는다는 말을 확인한다. 보딩이 끝나고 잔여좌석이 있어서 좌석 변경해드린다.


탑승하자마자 승객좌석 3-4좌석 차지하고 누워서 자는 손님도 있고, 복도로 보이는 건 잠자는 승객의 손 뿐만 아니라, 검은 아바야를 두른 무슬림 여성의 화려한 페디큐어도 보인다. 엄청 배 나온 젊은 카타리 승객, 옆에 앉은 친구가 조용히 날 부르는데 배나온 승객이 친구에게 눈치주며 말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다. 익스텐션(extension) 벨트가 있냐며 친구가 대신 물으니, 배나온 카타리 승객은 당황한 모습이다. 


콜 버튼 눌러 있어 필요하신 거 있는지 좌석에 가보니 어리둥절 날 쳐다보시는 승객분들, 모르고 누르신 경우도 있고, 가벼운 음료로 주스 서비스 하는데 굳이 커피 찾으시는 승객 있어서 가져다 드리고, 아이를 안고 탑승하신 손님은 자는 아이 덮어줄 담요 두 장을 요청하신다. 가져다 드리니, 옆 좌석에 앉은 아이까지 챙겨주시네.


거의 랜딩하기 전 정리 거의 다 끝나가는데 카타르 하얀 전통의상 입은 꼬마 아이가 물 달라 하기에 물 가져다 주니 이번엔 샌드위치 먹고 싶단다. 귀엽다. 거의 정리하는 시간이지만, 하나 챙겨서 가져다준다. 랜딩해서 문 열기 전, 그 꼬마아이가 "문 열어주세요" 한다. 그 모습이 귀여운지 카리스마 사무장도 어쩐일인지 아이보며 웃어 보인다. 첫 견습비행에서 내 눈에 담은 모습들이다. 

이전 07화 09. 아라빅 커피와 디저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