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계속 지르다가 어느 순간 소리가 안 나올 때
소리를 계속 지르다가
어느 순간 소리가 안 나올 때
아무도 그 소리를 못 들었다고 할 수 있을까
두껍게 쓴 탈 아래로
땀이 젖어 흘러내려올 때
아무도 그의 얼굴을 못 봤다고 할 수 있을까
춤을 계속 추다가
오랫동안 멈춰 서 있을 때
아무도 그의 마음을 모른다고 할 수 있을까
모든 걸 그만두고
이내 세상을 등졌을 때
그가 노력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의 생전에 한 번도 쉬이 마음의 자리를 채워 준 적 없이
쉽게 애도하는 사람들만이 가득한
그의 장례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