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어 Nov 19. 2023

소리와 탈과 춤 그리고 애도

소리를 계속 지르다가

어느 순간 소리가 안 나올 때

아무도 그 소리를 못 들었다고 할 수 있을까


두껍게 쓴 탈 아래로

땀이 젖어 흘러내려올 때

아무도 그의 얼굴을 못 봤다고 할 수 있을까


춤을 계속 추다가

오랫동안 멈춰 서 있을 때

아무도 그의 마음을 모른다고 할 수 있을까


모든 걸 그만두고

이내 세상을 등졌을 때

그가 노력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의 생전에 한 번도 쉽게 마음의 자리를 채워 준 적 없이

쉽게 애도하는 사람들만이 가득한

그의 장례식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