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

낮 동안 가득해진 껍질들이 밤이 되면 큰 그림자가 되어

by 연어

오늘도 우리의 대화에는

껍질이 펄럭거린다


껍질 같은 질문과 껍질 같은 대답이

날아 오고 날아 가

우리에게 달라붙는다


펄럭펄럭

펄럭펄럭


껍질 같은 눈빛과 껍질 같은 웃음이

날아 오고 날아 가

그와 내게 달라붙어 가벼운 춤을 춘다


펄럭펄럭 펄럭펄럭

펄럭펄럭 펄럭펄럭


낮 동안 가득해진 껍질들이

밤이 되면 큰 그림자가 되어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


펄럭펄럭 펄럭펄럭 펄럭펄럭 펄럭펄럭

펄럭펄럭 펄럭펄럭 펄럭펄럭 펄럭펄럭


어둠 속에 숨지 못한 알맹이는 우스운 꼴이 된다

두꺼운 이불을 끌어당겨 목끝까지 덮는다

눈을 질끈 감은 채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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