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살

오랜 날 나의 일부가 되었다고 믿었던 그가 와드득 뜯겨나간 후

by 연어

오랜 날

나의 일부가 되었다고

믿었던 그가


서서히도 아니고

와드득

뜯겨나간 후


오랜 시간이 흘렀다


비어버린 살점 사이로

바람이 불 때는 시렵고

먼지가 붙을 땐 따가웠다


비슷한 모양을 이것저것 대보기도 하고

이건가 다른 것으로 덮어도 보았지만

그럴 리 없었다


차마 죽지 못할 정도의 행복이 시렵고

참을 수 없는 정도의 후회가 따가웠다

견딜 수 없을 만큼의 오랜 시간이었다


울퉁불퉁하고 뾰족했던 시간 위로

마음을 갈며 버텨온 날들이 가득 차

비로소 온전한 새살이 차올랐다


그것은 오롯이 나의 것

그 위로 미끄덩거리는 것들은

더 이상 그 예전의 일부를 찾을 수 없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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