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까 희미하게 웃는 눈이 내게 물었다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까
희미하게 웃는 눈이 내게 물었다
삶이란 게 짓궂어서
모든 서러움 가득 담아 들썩이던 등은
말 한 마디에 다시 웃음으로 들썩일 수가 있고
그러고 나면 또다시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까를 물어온다
쉬이 답하지 못한다
그저 그때
무엇으로 그 황폐한 등을 쓰다듬었느냐고 묻는다면
손은 손인데
누군가의 손을 꽉 잡았던 손이고
누군가의 얼굴을 매만졌던 손이고
누군가와 나눈 모든 것을 찢고 부숴내며 상처 입었던 손이라고
말을 할 것인데
그저 그때
어떤 것으로 그 황폐한 등을 바라보았느냐고 묻는다면
마음은 마음인데
그 언젠가 들썩였던 나의 등과
내가 업혔던 등과
내게서 돌아선 이의 등을 떠올린 것이라고
말을 할 것인데
같이 울어주지 못한 마음은
아무래도 다른 곳에서 울고 있기 때문
그러니 그저 가만히 아주 가만히
손의 아주 작은 역할로
감히 닿을 수 없을 슬픔 대신
등을 쓸어내려 줄 뿐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