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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마음은 소란스럽고 글을 쓰는 일은 너무나 조용하다
by
연어
Apr 16. 2023
어느 날 나는
글을 쓰지 않을 것이다
다짐했다
더 이상
내 안을 들여다 보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다
글쓰기는
잡초뽑기와 같은 것
실상은 잡초같이
무성하고 끈질기고 자질구레한 감정들
다듬고 다듬어 가지런히 하는 일
사실은 너무 외롭고 고독하고 끔찍한 감정들을
싹둑싹둑 쳐내고 화장(化粧)하는 일
그것을 나에게
그리고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일
단 한 번도 나인 적 없었지만
조금 나에 가까운 일
그래서 쓰지 않고 못 배기고
쓰면 조금 행복해지고 조금 괴로워졌던 일
나는 늘 시끄러운 곳에서 조용한 곳으로
조용한 곳에서 시끄러운 곳으로
가고 온다
글을 쓰는 마음은 소란스럽고
글을 쓰는 일은 너무나 조용하다
keyword
글쓰기
잡초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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