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어 Apr 16. 2023

국화꽃이 산처럼 쌓여 그의 집문을 막았고 그런 채로 시간이 흘렀다

오늘 길거리에서 진심을 외치던 자가

참수형을 선고 받았다

그는 형이 집행되기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목이 대롱대롱 걸려 있는 집 앞에

국화꽃이 산처럼 쌓여

그의 집문을 막았고 그런 채로 시간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밤마다 그가 목이 대롱대롱 걸린 채 춤을 춘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도 그 국화꽃을 치우고 그 집 안으로 들어가 확인해보지 않았다

그저 사람들은 그 소문이 새어나오지 못하도록 

그의 집 창문에 나무판자를 덧대고 못을 박고 철창을 쳤다


그런 채로 시간이 흘렀다


폐허가 된 마을에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섰다



이전 20화 백만송이 못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