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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삶 12

왜 늙는가?

무병장수는 모든 사람이 원하고 원하는 꿈이 아닐까.

50이 가까워 오니, 눈의 초점도 잘 안 맞을 때가 있고, 전보다 숙취도 심해지고 몸도 천근만근이고, 깜박깜박 건망증도 더 심해지고, 흰머리가 물에 흰 물감을 풀어놓은 듯 퍼져나간다.

왜 사람은 나이가 먹을수록 늙어갈까.

아마도 이 세상을 떠날 준비를 천천히 하는 게 아닐까.

모든 신체가 건강하고 쌩쌩할 때,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 너무 억울해서 그런  아닐까.

어쩌면 노화는 더 건강한 유전자를 물려주기 위한 자연의 섭리는 아닐까.

어떤 부자들은 노화를 막고 무병장수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마치, 진시황제의 재림을 보는 것 같다.

어쩌면, 진시황제는 무병장수에 집착한 나머지 독성이 많은 음식을 과하게 섭취해서 요절(?) 한 것은 아닐까. 물론 49세가 그 당시 요절의 기준은 아니겠지만, 제 명대로 다 살지 못했음은 확실해 보인다.

과연,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영생을 꿈꾸는가.

영생을 하면 행복할까.

무병장수는 과연 내가 바꿀 수 있는 일인가? 바꿀 수 없는 일인가?

설령, 바꿀 수 있다고 해도 바꾸면 안 될 것 같다. 수십억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자연의 섭리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영생을 하면 막연하게 좋을 거라고 상상한다.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을 것이다. 나의 가족, 친구, 지인은 모두 떠났는데 나 혼자만 영생을 누리면 무슨 삶의 낙이 있으며, 무슨 의미가 있을까.

누군가는 영생에 대해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영생은 하고 싶은 모든 일을 다하고 나면 아무 미련도 기대도 없는 그저 그런 삶을 연명하는 것이다.

늙는다는 것은 결코 유쾌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여야만 하는 자연의 섭리다.

품위 있게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 우아하게 늙는다는 것은 결국 내가 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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