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현존하는 삶 10

사과는 사랑

사과는 주인의 발걸음 소리에 눈뜨고 땀방울에 목을 적시고 애정 어린 손길에 쑥쑥 자란다.

사과는 태양의 눈부심에 맛이 들고, 바람의 소리에 아삭거리며, 비의 촉촉함에 단물을 머금는다.

벌써, 장인어른께서 사과나무를 심으신 지 5년째다. 해마다 사과나무는 장인어른의 정성 어린 보살핌으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첫 수확을 했을 때의 기억은 나의 마음에 화석처럼 각인되어 있다. 여리디 여린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열려 있던 사과들. 사과의 개수는 많았지만, 크기는 가족들이 먹기에도 약간 서운한 크기였다.

해마다 사과농사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고 문제점을 수정보완하고 피드백을 하다 보니, 올해 수확한 사과는 튼실하기 그지없다.

때가 되면, 열매를 솎아주고, 잎을 따주고, 농약을 쳐주고, 보통 손이 많이 가는 것이 아니다.

사과나무는 우리에게 달디단 사과도 제공하지만, 가족 간의 정도 깊고 진하게 나누게 해 준다.

사과수확을 위해 모두 모인 우리 가족은 왁자지껄하게 농담도하고 장난도치며 박장대소한다.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온몸은 땀으로 젖었지만, 마음만은 기쁨과 평안으로 물들어 있다.

사과에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 녹아 있고,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숨어 있고, 가족 간의 정이 묻어있다.

올해는 풍성한 결실로 이웃과 나눔도 할 수 있다. 아삭한 과육과 달콤한 과즙은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준다.

사과에는 감사와 사랑 그리고 행복이 수 놓여 있다.

이전 09화 현존하는 삶 9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