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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삶 8

몰입을 함께하면 2배

처음 본 사람이라도 몰입을 함께 하는 경험을 통해 교감하게 된다.

새온독(새벽 온라인 독서모임) 선배님의 주선으로 함께 한 켈리그라피 체험.

인생의 가을을 풍성한 붉은빛과 노란빛 단풍으로 물들이는 삶을 사시는 분들.

켈리그라피 초짜인 나를 가르쳐 주는 눈동자는 밤하늘 별처럼 빛나고 목소리에는 젊은이의 열정이 충만하다.

내가 추구하는 현존하는 삶의 핵심은 지금, 여기, 함께이다. 지금과 여기는 나의 의지로 충분히 선택할 수 있지만, 함께는 상대가 어떤 사람이냐가 중요하다.

나이와 성별을 떠나서, 그의 마음에 어떤 별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어둠에 삼켜져 가늠할 수 없는 빛을 가진 별도 있고, 어둠을 찢어내고 태양처럼 빛나는 별도 있다.

오늘 처음 만난 분들은 온화한 빛을 그윽하게 발하기도 하시고 때때로 눈부신 빛을 뿜어내시는 분들이었다.

갈 때와 멈출 때를 적확하게 짚어내시는 모습에 내 마음의 빛은 꾸준히 타올랐다.

상대를 존중하며 일정거리를 유지하시는 모습에서 사람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사람은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해하는 동시에 본인의 성장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선이다. 선에 못 미치면 움츠러들고, 선을 넘어서면 의욕이 저하된다. 적절한 선을 지키는 가르침과 배움에는 스파크가 일어난다. 가르치는 보람과 배우는 기쁨이 그것이다.

이 중용의 선을 잘 찾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고 동시에 행복한 사람이다.

적절만 선을 지키며, 함께 몰입하는 경험만큼 행복한 일이 있을까. 이때의 시간은 상대적인 시간으로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 나는 진공의 우주 상태에 존재하는 것이다. 동시에 공간도 무의미하다. 나의 육체와 정신만 오롯이 존재하는 것이다.

타인과 내가 몰입이라는 보이지 않는 선이 연결되는 순간, 중요한 일이 명확해지며, 동시에 중요치 않은 일도 명확해진다.

마치, 블랙홀이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을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 모든 것들을 빨아들이는 것 같다.

내가 아이들을 가르침에 있어서 가장 우선적으로 찾는 것이 적절한 선이다. 어떤 아이들의 선은 젊은이의 동맥처럼 펄떡이기도 하지만, 어떤 아이들의 선은 늙은 노파의 혈관처럼 찾기 쉽지 않다.

가늘디 가는 혈관을 찾아 주사를 놓는 간호사가 유능하 듯, 실처럼 가는 적절한 선을 찾아 가르치는 선생님이 참 선생님이다.

몰입의 경험은 귀하고 귀한 경험이다. 특히 함께 몰입하는 경험은 보석 같은 경험이다.

사람이 사람을 바라보고 관심을 갖고 사랑하면, 함께 몰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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