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참 이기적이야'
'너는 게으르고 우유부단해'
타인의 말에 잘 휘둘리는 사람의 공통점은 뭘까? 스스로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이다. 이들은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거나, 본인에 대한 믿음이 없다. 그러다 보니 남의 말에 무게를 두게 되고, 여러 명에게 같은 말을 들을 때 어물쩡 믿어버리게 된다.
"부모님과 친구들이 자꾸 뭐라해서 자존감이 무너졌어.."
과연 그럴까? 그들이 원인을 제공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자존감을 낮춘 장본인은 당신이다. 타인의 말이 터무니없었다면 기분은 나쁠지언정 자존감은 타격 입지 않는다. 자존감은 자신이 못났다는 진실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 낮아진다. 직장을 잘 다니고 있는 사람에게 "나가서 일 좀 해 백수야"라고 한들 그 마음에 생채기도 낼 수 없다. 상대방의 말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명백히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타인의 판단에서 좀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결국 스스로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그저 살아가기만 해서는 자신을 발견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다음 두 가지 실천이 요구된다. 첫째, 일상 속에서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순간순간 인지해보자. '내가 지금 불안해하는구나' 또는 '너무 즐겁고 기분이 좋아' 등. 이를 심리학에선 '알아차림'이라고 한다. 둘째, 과거부터 반복적으로 나타난 자신의 행동 떠올려보자. 빈번하게 일어난 유사한 상황은 '나'의 단서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에 대한 지식'을 확장해 나갈 수 있다.
나의 경우, 어릴 적 질문이 많아서 선생님들께 혼난 적이 많다. 이러한 성향은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져 대화 중에 궁금증이 생기면 곧바로 서칭을 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경험을 돌이켜보면, 나는 물음표가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 누군가가 나에게 '너는 딱히 호기심이 없는 편이구나?'라고 말한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글쎄, 넌 나를 잘 모르나 봐?'
여기서 깨달은 건, 나를 규정할 수 있는 건 타인의 말이 아닌 오직 나 자신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타인의 비판으로부터 도망치며 애써 부정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임을 명백히 하고 싶다.
같은 말을 듣더라도 자신을 충분히 알 때와 그렇지 못할 때의 차이는 상당하다. 당신을 무너뜨리기 위한 악의적인 평가에도 굳건하려면 '나'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실제보다 좋은 평을 받으면 그 마음에 감사하되 부풀려졌음을 알자. 반면, 혹평을 받는다면 쉽게 상처받기보다는 나를 진중하게 되돌아보자. 타인의 쓸데없이 과장된 표현, 부산물을 걸러 내고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