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 는 말이.

by 엄마A


임신하고 출산하고 조리원에서도 , 아이를 키우면서도 - 한때는 내게 면죄부 같던 말이 있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


산후조리원 수간호사 선생님의 퇴소 전 특강의 주제이기도 했던 저 말은 그 당시 호르몬의 노예였던 (수유하다가도 울고, 비판텐 바르다가도 울고, 아이가 웃어도 울고, 아이가 울어도 울고 )

나의 감성을 자극하기에는 지극히 자극적이었고 , 그래서 였는지 한동안 늘 좌우명처럼 달고 살았던 말이다. 그런데 사실 임신 전에도, 연애 초기에도 남편은 나에게 ‘넌 참 이기적이야. 넌 참 널 사랑해.’라는 말을 많이 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랬다. 나는 내 행복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다.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으로 인해서 내 행복이 흔들리는 건 용납할 수 없었고, 소중한 나를 상처 받게 두지 않는 - 그런 사람이었다.


한동안 나는 나를 놓치고 살았다.

‘엄마’라는 타이틀과 함께 얻은 바뀐 나의 생활패턴 때문이었는지, 당시 가스 라이팅이 심했던 직장상사 때문이었는지 , 자연스럽게 멀어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아기를 낳는다. ‘라는 인생의 커다란 산을 하나 넘고 ‘바로 복직을 한다.’는 나의 소목적을 이루고 ‘이걸로 되었다~ ‘ 하는 안도감 때문이었는지 나는 세상 가장 소중했던 날 보살피는데 소홀했고, 나를 방치했다.


내 모든 선택의 최우선으로 삼았던 저 말이. 나의 큰 방패이자 면죄부였던 저 말이 요즘 내게 가장 아프게 와 닿는다.


아마 나는 지금 예전만큼 행복하지 않은가 보다.


내가 행복하지 않아서, 그래서 너까지 행복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나는 왜 예전만큼 행복하지 않지?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데? 나는 왜 나를 방치했지?

왜 나는 내가 행복한지를 따지는 이 순간에도 너를 걱정하고 있지?


내행복에 너의 행복까지 달려있다는 책임감이 때때로 무거울 만큼 나는 지쳤고 이런 생각을 하는 엄마라... 너에게 너무나 미안하다.


그럼에도,

지칠 대로 지치고 달달 볶인 내게 가장 큰 행복이 오는 순간은 - 내 품에서 웃으며 안긴 네 체온을 느낄 때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이미 엄마가 되어있었다.

너의 체온, 너의 미소, 너의 작은 손가락. ‘엄마’ 하는 목소리. 포동포동한 엉덩이. 귀여운 발가락.

나의 행복에 너의 지분이 너무 많이 커져버렸다.


나는 다시 내 행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나는 더 행복해져야겠다. 나를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um_ma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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