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에겐 불필요한 가입을, 서비스에겐 실사용유저를.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당연하게 소셜로그인을 통한 회원가입이 필수가 되어버렸다. 소셜로그인이 없었을 때는 이름, 핸드폰번호, 이메일 등 정보를 입력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소셜연동을 하면 정보를 입력할 필요 없이 가입이 가능해졌다. 그러다 보니 여러 도메인 서비스를 기획할 때도 당연히 로그인 / 회원가입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진행했었는데 꼭 처음에 필요한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꼭 회원가입이 필요한 서비스인가?
생각해 보면 처음에 회원가입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많이 있다. 지금 글을 읽고 있는 브런치나 서핏, 웹툰, 오늘의 집과 같이 생각보다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들은 앱다운로드 후 가입하지 않아도 서비스를 충분히 둘러본 후 가입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회원가입 없이 둘러보는 서비스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가장 큰 공통점은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이다. 누구나 확인해도 되는 정보 거나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줄 때는 가입 없이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하다. 회원가입을 시키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 유저가 충분히 서비스를 둘러보고 원할 때 가입이 가능하다는 점이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가입을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으로 느껴졌다.
로그인이 필요한 시점을 확인해 보자.
최초 진입화면과 로그인이 필요한 기능을 클릭했을 때의 상황별로 로그인화면이 두 가지가 있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처음에 앱 설치를 한 후의 로그인 화면은 좌측 상단에 [둘러보기]가 있어서 클릭하게 되면 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다. [스크랩]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서비스의 기능을 확인할 수 있었고 마이페이지까지도 접근이 가능해서 가입하게 되면 이용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서비스를 의식하지 않아도 더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마음에 드는 상품들을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었고 [바로 구매] 클릭 시 다시 한번 로그인 화면이 나왔다. 처음 화면과 다른 점은 좌측에 [닫기] 버튼으로 변경된 것, 하단에 [비회원 조회하기]라는 버튼이 생겼다는 점이다.
그래서 굳이 가입하지 않아도 물건 구매를 가능하게 하여 매출을 놓치지 않고 가입을 한다면 꾸준히 사용하는 실유저를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브런치는 처음 앱 다운로드 시 별도의 로그인 화면 없이 바로 메인으로 진입이 가능했다. 업로드된 글들을 모두 읽어볼 수 있었으며 하단네비바에 [구독], [내 서랍] 클릭 시 로그인 안내 화면이 나왔는데 해당 기능을 사용하려면 왜 로그인을 해야 하는지의 이유도 함께 안내되어 있어서 사용자가 가입을 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었다.
맞춤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는 서핏은 웹의 특성상 로그인이 필수는 아니어서 메인에 시작하기 버튼, 상단에 로그인버튼을 두어 사용자가 언제든 로그인을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브런치와 마찬가지로 로그인을 해야 하는 이유와 더불어 로그인 시 수집되는 정보들을 간략하게 알려주고 있다.
카카오웹툰 또한 별도의 로그인 없이 서비스 사용이 가능하다. 네이버 웹툰도 마찬가지였다.
로그인이 필요한 순간은 내가 자주 보는 작품들을 보관하고 싶을 때, 캐시를 결제할 때 등 맞춤화가 필요한 기능들을 사용하려고 할 때 로그인 안내가 이루어졌다.
ETF 투자서비스인데 온보딩 페이지 하단에 [둘러보기], [신규/기존 고객 시작하기] 버튼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어있다. [둘러보기] 버튼이 있는 것은 오늘의 집과 동일하지만 [시작하기] 버튼과 동일한 크기로 되어있어서 인지가 훨씬 빨랐다.
[둘러보기] 클릭 시 서비스의 기능을 확인하고 하단네비 상단에 나가기 버튼이 계속 위치하고 있어서 클릭 시 언제든 서비스 가입이 가능했다. 또한 로그인이 필요한 기능 선택 시에도 가입페이지로 이동되었다. 아무래도 금융가입이다 보니 유저들이 가입에 대한 부담감을 온보딩 외에 가상의 유저를 내세워 보여준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반대로 그러면 로그인이 꼭 필요한 서비스들은?
처음부터 맞춤형 데이터가 필요할 때는 진입시 로그인이 필요한 경우들이 많았다. 내 자산, 카드 사용내역부터 시작해서 만보기, 습관 만들기, 세탁 서비스 등 모든 사람이 보는 콘텐츠 보다 개인 큐레이션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서비스들은 처음부터 로그인을 유도한다. 그래서 이탈하지 않도록 카카오싱크로 (1초 로그인이라고 많이 보이는 것들) 가입하게 만들어 최대한 시간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서비스 진입 시 로그인을 한다는 것이 어느덧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었지만 분석을 하면서 로그인을 하게 만드는 방식의 차이와 처음에 꼭 필요한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어떤 기능이던지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 유저에게 전달 주는 것도 고려한 기획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