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경험치를 쌓는 법

삶에도 경험치가 있다면, 나는 지금 몇 레벨일까?

by 루니
대체 어디로 걷고 있는가?
그건 다른 사람의 길이 아닌가?
걷기 힘든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너는 너의 길을 걸어라.
그럼 멀리까지 갈 수 있다. - 헤르만 헤세

시작은 언제나 설렘과 희망으로 가득합니다.

새로운 도전에 발을 내디딜 때의 그 벅찬 기분은 또 다른 나를 꿈꾸게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목표에 도달했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을 안겨줍니다.

하지만 그 사이 마주하는 [중간]은?


매일 같이 반복하고, 때로는 더디게 느껴지는 변화 속에서의 [중간 단계]는 이런 질문을 떠올리게 합니다.

'나는 계속 움직이고 있는데, 왜 성장하고 있다는 기분이 안 들까?


새로운 길을 모색하며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던 나에게 이런 회의감은 익숙한 손님 같습니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과거의 안정된 삶이 아쉽고, 힘겨운 시간을 견디며 매일 무언가를 하고 있지만, 제자리걸음인 것 같은 이 느낌.

삶에도 경험치가 있다면, 나는 지금 몇 레벨일까?

게임 속 캐릭터처럼 삶에도 '경험치 바'가 명확하게 보인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다음 레벨까지 필요한 경험치가 얼마인지, 지금 내가 어느 정도 성장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면 불안도 훨씬 덜할 겁니다.

하지만 현실의 삶에선 그런 친절한 가이드는 없습니다.

그래서 '실패'는 마치 경험치를 깎아 먹는 마이너스처럼 느껴지고, '반복'은 아무런 의미 없는 쳇바퀴처럼 느껴집니다.


문득 퇴사 후 내 삶을 돌아보았습니다.

그제야 앞에선 보이지 않았던 삶의 경험치가 쌓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면접 탈락은 저를 조금 더 겸손하게 만들었고,

매일 아침 책상에 앉아 쓴 필사는 제 내면을 단단하게 다져주었으며,

포기하지 않고 써낸 브런치 글들은 이제 저 스스로에게 위로가 되어 소중한 경험치로 쌓여 있습니다.

매일 조금씩 작성하던 새로운 강의 교재도 하나의 챕터로 구성되기 시작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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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일을 반복합니다.

가끔은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가도, 게임 속 캐릭터가 성장을 위해 꾸준히 수행해야 하는 '일일 퀘스트'처럼, 삶의 루틴도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록 눈에 보이지 않고, 작고 느리게 변화해도 분명 저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새벽에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힘들었는데, 이제는 그 시간이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저만의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한 줄 쓰기도 버거웠던 글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흘러나옵니다. 이 모든 것이 루틴이 주는 보이지 않는 경험치의 놀라운 결과가 아닐까요.



도전은 가장 큰 경험치를 준다.

새로운 삶을 향한 발걸음은 늘 도전의 연속입니다.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연재하고, 강의 교재를 만들며, 유튜브 소재를 찾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지금. 매일매일이 마치 새로운 퀘스트를 수락하는 기분입니다.

그때마다 어김없이 두려운 마음이 몰려옵니다.

"이걸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혹시 실패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는 건 아닐까?"

"안정적이었던 과거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까?"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두 눈을 질끈 감고 일단 '실행'하다 보면, 어느새 그 도전을 통해 한 뼘 더 성장한 저를 발견하곤 합니다.

성공했든 실패했든 상관없이, 그 경험 자체가 저에게 가장 큰 경험치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첫 브런치 글을 올렸을 때의 떨림, 첫 강의를 준비하며 밤새 교재를 만들었던 시간, 그리고 무엇보다 안정된 직장을 내려놓고 새로운 길을 선택했던 용기 있는 순간들. 이 모든 것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낸 소중한 경험치였습니다.


회고는 경험치를 스킬로 바꿔준다.

하지만 단순히 경험만 쌓는다고 해서 내 삶이 획기적으로 바뀌지는 않더군요.

경험을 진정한 '나만의 스킬'로 바꾸는 마법은 바로 회고에 있었습니다. 내가 겪은 실패를 되돌아보고, 그것을 기록하며, 깊이 이해해서 다음 방향을 재정립할 때, 비로소 그 경험은 온전히 내 것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아침 감사일기와 함께 저의 생각과 삶에 대해 회고하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실패의 순간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저의 루틴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관찰하며, 사소한 감정의 변화까지 언어로 정리합니다.

그렇게 정리된 생각들은 결국 '나만의 삶'을 찾아가는 견고한 지표가 되어, 제 선택의 우선순위와 방향을 설정하는 등불이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면접에서 탈락하면 며칠 밤을 끙끙 앓았는데, 이제는 '아, 어쩔 수 없지. 다음에는 더 잘 준비해야겠다'라고 생각하거나 '내가 준비하는 길로 나아가라는 '나침판이라 생각하니 더 빨리 일어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 또한 회고를 통해 얻은 소중한 '스킬'입니다.


예전보다 덜 흔들리고, 선택의 폭이 선명해지고, 상처받았을 때 무너지지 않고 그것을 자양분 삼아 이겨낼 수 있을 때. 저는 이것이야말로 삶에서 만나는 진짜 '레벨업'의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저 또한 분명히 조금 더 성장해 있습니다.

몇 개월 전의 저였다면 이런 깊은 생각들을 정리해서 글로 쓸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테니까요.

눈에 보이는 경험치 바는 없지만, 삶은 매 순간 보이지 않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당신도 지금, 어쩌면 '중간'이라는 지루하고 불안한 터널을 지나고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당신의 모든 노력, 모든 작은 시도, 모든 고민의 순간들이 보이지 않는 경험치로 착실히 쌓이고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언젠가, 그 경험치들이 당신만의 강력한 '스킬'이 되어 당신을 다음 레벨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우리는 매일 조금씩, 더 단단한 나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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