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상사꽃 03화

산하엽

산하엽

by 강희선

사진 출처/ 인터넷




산하엽

애잔함이 배어 나와 그렁인다
눈물을 그득 삼킨 투명한 울먹임은
시린 입술 사이로 터져 나와
가쁜 숨결들로 겹겹이 모여
조각조각 묶인 투명한 얼
열띈 손 함부로 가져가면
물로 되어 사라질라

어둠을 밀어내고 들어선 새벽은
간밤에 뒹굴던 꿈 조각을 맞춰본다
새벽 찬 공기에 부딪친
꿈은 꽃잎으로 굳어지며 빗선을 그어
상형문자로 된 꿈 말을
화판마다에 옮겨 적고

꽃내음에 홀린 듯 먼길을 쫓아온
나비의 더듬이가 화분에 꽂혀
꽃밥을 탐하고 있는 동안
설렘은 또다시 차오른다
물로 만난 마음끼리 어깨 겯고
맑은 영혼이 꽃으로 핀다
희디흰 넋에 투명한 얼이 투영된 꽃으로




언제나 봐도 애절한 꽃이다. 금방 사라져 버릴 것 같이 엷고 투명한 꽃잎에 빗물이 슴베어들면 세상이 맑아지는 듯 신비로운 꽃, 이 꽃을 엄마의 모습에 비유한 한 여자애가 있었다. 병이 많고 허약한 엄마,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엄마가 늘 앓고 있으니 물을 머금으면 투명해지고 사라질 것 같은 병약한 엄마를 좀처럼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그 애는 이 꽃을 보고 엄마의 꽃이라고 부르고 늘 애처롭게 여겼다고 한다. 그 소녀는 벌써 커서 시인되고 엄마를 위해 많을 일을 하고 싶지만 문학적인 엄마가 시를 좋아해서 돈은 안 돼도 시를 써서 엄마의 마음을 위로하는 낭만적인 딸이고 싶었던 것이다. 엄마가 좋아했으니 오늘도 그 애는 시를 쓰고 그 엄마는 그 애가 쓴 시로 인한 사랑을 먹고 행복한 중년을 보내고 있으니 얼마나 의미가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아니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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