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상사꽃 04화

샐비어

샐비어

by 강희선


샐비어

정오의 태양 아래
붉디붉게 타는
태양의 화신이여
피로 물든 나신에
잎잎이 피어난
붉은 입술은
몸속의 향기를 남김없이 뿜어
천지사방으로 흩뿌리네

태양의 열기에
빨갛게 타는 꽃잎
날아드는 나비와
온 열정을 태우고
달려드는 꿀벌의
그 아픈 침
혈관 속에 꽂혀
달콤한 수액이 뽑혀도
행복으로 떨고 있는
태양의 여신이여




붉게 피고 싶었다. 더우기 열기가 뿜는 한 여름이면 무더위 속에서 짓무르르니 차라리 작열하는 태양 아래 샐비어처럼 그렇게 몸 사르며 꽃을 피우는 꽃의 열정으로 활활 피우고 사르는 것이 운명처럼 간직하고 그렇게 타다 가고 싶다. 그때도 아름답게 하늘을 향해 일제히 불타듯이 피어있는 꽃 앞을 그냥 스쳐지나갈 수 없어 그렇게 넋을 놓고 섰었다. 한참을 황홀함에 빠져버린 채,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던 샐비어, 언제 봐도 그 열정을 내 마음에 옮겨놓고 스스로를 태우고 싶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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