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태양 아래 붉디붉게 타는 태양의 화신이여 피로 물든 나신에 잎잎이 피어난 붉은 입술은 몸속의 향기를 남김없이 뿜어 천지사방으로 흩뿌리네
태양의 열기에 빨갛게 타는 꽃잎 날아드는 나비와 온 열정을 태우고 달려드는 꿀벌의 그 아픈 침 혈관 속에 꽂혀 달콤한 수액이 뽑혀도 행복으로 떨고 있는 태양의 여신이여
붉게 피고 싶었다. 더우기 열기가 뿜는 한 여름이면 무더위 속에서 짓무르르니 차라리 작열하는 태양 아래 샐비어처럼 그렇게 몸 사르며 꽃을 피우는 꽃의 열정으로 활활 피우고 사르는 것이 운명처럼 간직하고 그렇게 타다 가고 싶다. 그때도 아름답게 하늘을 향해 일제히 불타듯이 피어있는 꽃 앞을 그냥 스쳐지나갈 수 없어 그렇게 넋을 놓고 섰었다. 한참을 황홀함에 빠져버린 채,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던 샐비어, 언제 봐도 그 열정을 내 마음에 옮겨놓고 스스로를 태우고 싶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