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꽃
첫 사랑은 그렇게 다가온다. 누구도 모르게 가슴에서 피어나서 온 몸을 핑크빛으로 물들이고 상사의 날들로 병든 마음을 치유할 줄 몰라 눈물로 씻은 얼굴이 창백해질지라도 혼자 보내는 시간들을 여러 가지 색깔들로 물들인다. 여린 마음 차마 다가서지 못하고 혼자의 세계에 그애를 청하여 속삭여 본다. 봄 바람처럼, 결코 따뜻하지만은 않은 조금의 한기를 머금은 이른 봄의 차가운 바람처럼, 다가갈 수 없어도 늘 곁에서 맴도는 바람처럼. 이슬로 내리는 아침부터 햇살 내리는 낮동안, 서성거리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맺히는 이슬처럼, 그래도 좋았었다. 그렇게 볼 수 있었던 시간들이, 그 애가 있었어서 사랑은 이 마음에 당도했고 달콤 씁쓸한 그 유일한 맛을 알게 해 준 그 애는 지금도 상사꽃이 핀 담벼락을 에돌아가고 있으니 그 추억 한 조각으로 오늘도 위로를 받는 지금 그때의 그 풋풋했던 마음으로 쓴 시를 다시 펼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