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멘붕 왔던 2년 동안의 기억
사랑받는 막내로 1학년을 마친 후 2학년이 되어 학교에 돌아가니 감상이 또 달랐다. (전 편 참조)
동아리 안에서 고속 승진(?) 느낌으로다가 부회장을 맡아 여름방학 때부터 각종 환영회 자리에서 사람들 앞에 나섰던 것이 한몫했다. 신입생들뿐만 아니라 나보다 나이가 많은 편입생, 복학생 선배들까지 카톡으로 수강 신청, 동아리 이벤트, 신입 운영진 가입 등에 대해 문의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 분 한 분께 답장을 드리고 대화를 이어나갈수록 아직 막내를 완전하게 벗어나지 않은 데에서 오는 편안함과 그래도 어느 누군가한테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장이 됐다는 설렘이 겹쳐 재미있었다.
동아리 밖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쯤 되니 학교 안은 꽤 익숙해져서 지도를 보지 않고도 어느 건물 어느 강의실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었지만, 샌디에이고 전체에서는 가 보지 못한 곳이 많아 주말마다 나들이 욕심이 났다. 특히 나는 새로운 음식 먹어보기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검색해 보고 찾은 맛집을 하나하나 퀘스트 깨듯이 방문하는 게 그렇게 재밌었다. 마침 그 시점에 맞춰 친한 친구 두 명이 학교 기숙사에서 근방 아파트로 이사를 가고, 다른 친한 친구 한 명은 운전을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다 같이 드라이브를 가거나 맛있는 밥을 먹고 달달한 음료를 잔뜩 사서 아파트로 돌아가는 루틴이 생겼다. 귀찮음이 앞서는 날엔 그냥 처음부터 아파트에서 만나 한 솥 가득 파스타를 해서 영화나 예능 하나 틀어놓고 나눠 먹는 것도 좋았다.
물론 시험 기간 공부나 동아리 이벤트 준비로 바쁠 때는 도서관에 콕 박혀있어야 했지만, 그마저도 항상 옆에 같이 밤을 새우다시피 하며 시시콜콜한 농담을 주고받을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재밌게 느껴졌다.
진짜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으로 가득 찬 나날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2학기까지 무사히 넘어간 시점에 갑자기, 같은 수업을 듣던 중국인 친구들 몇 명이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것도 방독면 수준의 마스크를 쓴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에도 첫 확진자가 나타났다는 새로운 열병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