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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아 Feb 03. 2022

#16. 오늘은 마감날

< 보통유튜버 이야기 > Chapter 2. 유튜버 이야기

My working routine #5. 영상편집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마감 다음날! 영상을 업로드하는 날은 그래도 한가한 날이다. 지난 한 주 동안 열심히 만든 영상을 업로드하기만 하면 된다.


이 날 해야 할 일은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을 썸네일 이미지를 만들고, 흥미로운 제목을 짓고, 영상 설명란을 적는 일이다. 


우선 이미지를 정한다. 영상을 단 한 컷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이미지인만큼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업로드 초반의 조회수, 영상의 노출대비 클릭률에 따라 이후의 도달률이 달라지기 때문에, 보면 정말 클릭하고 싶을 만한 이미지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이미지 위에 짧은 문구를 가독성 좋은 폰트로 적는다. 영상의 제목과 조금 다르지만 연결되는, 그러면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문구가 좋다. 이런 걸 가장 잘 하는 채널이 보통 게임이나 영화 채널이다. 볼 생각이 없었지만 홀린 듯이 클릭해 영상을 시청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영상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관심만 끈다면 영상의 초반 이탈률이 높아진다. 영상과 어울리면서, 보고 싶어지는 썸네일을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사실 해피새아 채널은 썸네일 못 만들기로 유명한 채널이다. 브랜디드 콘텐츠 작업을 하고 있는데, 클라이언트가 "아... 새아님은 파스텔톤을 버릴 수가 없으신 분이죠.." 라며 난색을 표한 적이 있다. 눈이 아플 정도로 쨍한 노랑, 진한 빨강색 글씨를 사진 한가운데 커다랗게 박아도 살아남기 힘든 유튜브 세상에서 파스텔톤의 썸네일을 고집하던 유튜버가.. 바로 나였다.

그래도 그나마 대문짝만한 글씨로 노력은 했던 2018~19년

"네... 형광색은 좀..." 


틀림없이 방법을 알고 있지만, 절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예쁜 이미지로도... 그래도 먹고는 살았었다. 그래서일까, 코로나로 인해 몰락의 길에 접어든 지금은 더욱 눈에 띄지 않기로 작정한 썸네일을 만들고 있다. 스크롤을 내리며 시선을 확확 사로잡는 수많은 영상들 속에서 나의 영상은 물흐르듯 슥- 지나가버리겠지. 하지만... 그래도 모아놓으면 예쁘니까................. 내일도 난 눈에 들어오지 않는 썸네일을 만들고 말 것이다. 

노력의 방향성이 완전히 달라져버린 2021년


어찌됐든 썸네일 작업이 끝나면 예약을 걸어두고 저녁을 먹거나 쉬면서 시간을 보낸다. 유튜버마다 각자 정해진 시간에 영상을 올리는데, 학생들이 많이 보는 채널은 오후 4~5시쯤, 직장인들이 많이 보는 채널은 오후 7~8시쯤이 가장 경쟁이 심한 시간대다. 비교적 잔잔한 분위기의 영상이 주를 이루는 해피새아 채널은 밤 9시~11시쯤, 슬슬 잘 준비를 하는 시간에 맞춰 업로드한다. 잘 준비를 하면서 아무생각없이 쭉 보고 그대로 잠들어도 괜찮을 영상이기에. (해피새아 채널의 영상은 숙면을 유도한다. 편집하면서도 많이 졸곤 한다. 편집하면서 20번 정도 졸았던 오사카여행영상 2019 https://youtu.be/ZjIGofamVao / 덩달아 게을러질 수 있는 샌프란시스코여행영상 2021 https://youtu.be/e4ZQ1fVK4IA ) 요일은 수요일이나 목요일을 선택하는 편이었다. 월요일이나 화요일부터 여행 영상을 올리면, 매일 힘들게 출근하는 직장인들에게 여행 영상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실제로 구독자 분들 중에 일주일의 절반이 지나가는 시점에 여행 영상을 보면 하루이틀 더 버틸 힘이 생긴다는 댓글을 달아주신 분이 계셨었다. 


나는 영상에 달리는 반응들을 꽤나 열심히 살피는 편이다. 영상이 올라가면 즉각적으로 반응이 오는데, 조회수, 좋아요수, 댓글을 체크한다. 댓글에 대댓글을 달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혹시나 올리자마자 반응이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다면 그건 대부분 썸네일과 제목 탓이다. 빠르게 다른 것으로 변경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원하는 결과치를 기록했든, 아니든, 일주일 동안의 노력으로 시청자분들 앞에 나서는 마감날은 정말 행복한 날이다. 기다려주는 사람, 기다리지는 않았지만 함께해준 사람, 댓글로 공감해주는 사람, 반응하지 않았지만 소중한 시간을 내어준 사람 등등 소중한 구독자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한다. 


세상의 모든 크리에이터는 존경스러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독자님들께 유튜버를 존경하라고 강요하는 건 절대 아니다. 이 생각은 그저 내가 세상 모든 크리에이터 분들께 전하는 찬사일 뿐. 혼자든, 또는 소규모의 팀원이 있든. 수년째 계속해서 이 루틴을 지키며 콘텐츠를 제작해오고 있는 모두는 정말 대단한 존재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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