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한다는 의미는 본인에게 주어진 일만 잘하는 사람을 뜻하지 않는다. 회사 일이란 홀로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결코 혼자 할 수 없다. 여러 조직의 구성원과 협업해야 하고, 끊임없이 소통해야 하며, 필요한 자원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확보해야 하며, 조직과 업무 간의 잠재적 리스크나 이슈를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소통, 협의, 설득해야 하는 일이 생기게 되고 그런 일을 잘 처리해야 ‘일 잘 한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특히 직급이 높아질수록, 연차가 높아질 수록 이런 능력은 매우 중요한 능력이 된다.
그런데 당신의 생각 만으로 경영진이나 구성원을 설득할 수 없다. 당신의 탁월한 생각만으로 아이디어가 실현되지 못한다. 특히 조직의 자원 투입을 필요로 하는 사업 아이디어는 조직의 재정 및 인적 지원 없이는 결코 실현될 수 없다. 머리 속에 떠오른 당신의 훌륭한 아이디어도 동료의 지지, 경영진의 승인, 상사의 지원이 있어야 현실화될 수 있다.
당신이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구상도 잘 해야 하지만, 잘 써야 하고 잘 말해야 한다. 때론 듣기도 잘 해야 한다. 즉 당신의 생각, 글, 말이 선순환 구조를 이뤄서 당신이 목표로 하는 설득을 하고 상대방을 납득 시켜야 한다. 이를 『생각 – 글 - 말』 사이클 구조라고 부르자. 간단히 말해 『생각 – 글 - 말』 의 선순환 구조란 바로 생각난 것을 써 보고, 들으면서 써 보고, 말하면서 써 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획력이나 사고력이 좋아지게 된다.
『생각 – 글 - 말』 사이클 구조는 새로운 생각을 더하여 생각을 구체화하고 명료하게 표현하는데 매우 중요한 순환 과정이다. 신기하게도 글을 쓰다 보면 생각이 구체화되고 말을 하다 보면 생각이 정리가 된다. 애초 생각과 글, 그리고 말은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그러므로 생각만 나 홀로 돌아다니지 않도록 글로 옮겨 적고 누군가에게 말로 설명해야 한다.
필자가 경험한 것 중에 『생각 – 글 – 말』이 순환 사이클이 되는 대표적 사례는 바로 강연이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가 있어도 머리 속 생각만으로 모든 강의 내용을 정리할 순 없다. 생각 할 때마다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기도 하고 기존 내용과 전혀 맞지 않는 단편적인 생각들이 덧붙게 된다. 떠오른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강연 자료로 만들어 내기 어렵기에 결국 노트에 생각을 적어 본다. 그 과정에서 생각은 구체화되고 앞 뒤 이야기의 순서가 맞추어 진다. 어느 정도 내용이 구체화되고 앞뒤 이야기가 맞아 떨어질 때면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로 옮긴다.
이렇게 노트를 통해 몇 단계를 거쳐 구체화한 후 만들어 진 슬라이드라 하더라도 강연 장에서 말로 표현하다 보면 슬라이드 내용이 너무 말이 되지 않거나 내용이 부족하다고 느껴 진다. 말을 통해 느끼게 된 생각과 글의 부족함을 다시 반영하여 생각과 글을 수정하게 되면 훨씬 좋은 강연 자료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직장에서 평소 생각하면서 써 보고, 들으면서 써 보고, 말하면서 써야 한다. 당신이 일을 잘하는 법은 생각하고, 듣고, 쓰고, 말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필자는 아이디어를 토대로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가는 일을 하고 있다. 신사업을 만드는 데는 많은 역량과 자원이 필요로 한다. 아이디어를 구상한 사람이 무한의 자원을 가지고 있다면 바로 실행하면 된다. 기업 오너는 그런 면에서 아이디어를 실행하기에 너무 좋은 환경에 있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직장인은 자원을 구해 와야 한다. 자원을 구해야 아이디어를 설득할 수 있는데 자원을 가지고 있는 누군가를 설득하는 일이 가장 어렵고 오래 걸리는 일이다.
먼저, 내부 구성원과 함께 하자고 설득해야 한다. 자원을 보유한 투자 해 달라고 경영진을 설득해야 한다. 무엇보다 고객에게 돈을 내도록 설득해야 한다. 설득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고객의 문제 해결을 통한 가치 창출’이다. 또한, 사업의 시작과 과정에서 끊임없는 문제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사업이 정상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다. 문제 해결 능력은 사업 개발에 필수적인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머리 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 비즈니스모델, 수익모델, 영업 계획 및 마케팅 계획을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끄집어 내고, 시각화해야 한다. 뒤죽박죽인 생각을 메모를 통해 바깥으로 끄집어내야 문제 해결을 시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생각을 글로 써 봐야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게 된다.
우리는 바쁜 업무 환경에서 상황을 빠르게 이해하고 올바른 결정을 신속하게 내려야 한다. 사고력이란 어떤 상황이 생기면 비교하고, 분석하고, 추리하여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직장과 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새롭고 복잡한 상황을 빠르게 이해하려면 그 정보를 요약하고 요소 들 간의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장과 비즈니스의 구도를 이해하고, 각 요소 간의 상호 관계를 파악하면서 문제의 구조와 본질을 단순화시킬 수 있는 사고력이 필요해 진다. 단순화된 문제 요소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안을 빠르게 찾아야 하고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한다. 천재적 두뇌라면 생각만으로 이 모든 것을 해낼 수 있지만, 평범한 직장인은 메모를 통해 정리만 잘 해낸다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사고력이 높아지려면 많이 알아야 한다. 직장에서는 현장의 일을 통해 배워야 한다. 회의나 보고, 대화를 통해 배워야 한다. 찰나로 지나가는 정보들이 겹겹이 쌓여 당신의 지식이 될 수 있다. 말로만 전달된다면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 말은 휘발되며 기억은 소실된다. 짧은 시간 안에 구조화되기도 어렵다. 순간의 찰나에 사라지는 지식을 보이게 만들고 생존하게 만드는 것이 메모의 힘이다.
새롭고 복잡한 일을 해야 할 때 이를 구체화시키는 능력은 당신의 성과를 결정짓게 만든다. 복잡한 현상에서 핵심을 단순화시키는 능력과 단순한 개념에서 미래에 실행 가능하도록 구체화시키는 역량은 당신의 성과를 결정 짓는다. 단순한 개념에서 미래의 일을 설계하는 능력이 바로 기획력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당장 뭘 해야 할지 감이 안 오는 막막함’을 가져다 준다.
막막할 수록 써 보라. 어디가 막막한지 써 보라. 써 보면 당신의 또 다른 뇌 영역이 작동하게 된다. 생각만으로 새롭고 복잡한 일을 쉽게 구조화시킬 수 없다. 누군가에게 보고하거나 설명할 때에도 먼저 써 보면 설득이 쉬워 진다.
당신이 얻고자 하는 의사 결정, 상대방이 알고 있는 지식과 예상되는 반응, 그를 설득하기 위한 핵심 메시지와 전략이 무엇인지 써 보라. 이 모든 과정이 기획의 과정이며 메모를 통해 반복하다 보면 당신의 설득 포인트를 구체화시킬 수 있고, 상대방의 스스로 납득할 수 있게 된다.
필자는 주변에서 창의력이 뛰어나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필자는 세수하다가, 밥을 먹다가, 출근하다가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적을 뿐이다. 필자의 창의력은 창의성이 아닌 1,000가지 아이디어 노트 기록 습관에서 시작되었다. 노트에는 1,470개의 아이디어가 적혀 있다. 모든 아이디어가 훌륭한 아이디어가 아니다. 황당한 아이디어에서 실현 안 되는 아이디어가 대부분이다. 노트에 적힌 1개의 아이디어는 완벽할 수가 없다.
아이디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 다른 요소를 결합한 아이디어, 구성을 뒤엎은 아이디어처럼 변형되고 달라진 아이디어들이 차곡차곡 채워 진다. 꾸준히 기록했고, 그 덕에 많은 아이디어가 쌓였다. 아이디어를 꾸준히 쓰다 보면 업무의 성과로 이어진다. 아이디어가 500개를 넘어서자 아이디어 노트에 놀라운 패턴이 나타났다. 그것은 현재 진행 중인 업무와 관련된 아이디어로 노트가 채워 지는 패턴이었다. 5년 전 시작한 영어회화앱 AI 튜터에 관련된 아이디어는 약 500개에 달할 정도였다.
당신이 직장인이라면 항상 커리어를 고민할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크고 좋은 회사에서 이직해 높은 직책과 많은 연봉을 꿈꿀 것이다. 퇴사 후에 있을 미래에 대한 불안도 있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지금 30대라면 뭔가를 해야 한다는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40대라면 뭔가를 하고 있어야 한다. 50대라면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생존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 이것이 고민으로 그치지 않고 실행하려면 당신은 끊임 없이 당신의 커리어를 기록하고 개선시키도록 해야 한다. 꾸준한 메모 습관을 통해 당신의 커리어를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다.
먼저 당신의 일을 콘텐츠로 만들어라. 콘텐츠로 만들려면 기록해야 한다. 당신이 했던 일, 경험, 노하우를 메모처럼 기록했다가 나중에 책처럼 만들어도 되고, 강의로 만들어도 된다. 블로그에 써도 된다. 당신이 일을 통해 얻게 된 지식, 기법, 그리고 노하우는 휘발되지 않도록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
일을 콘텐츠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당신의 커리어를 확장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렇게 만들어 진 콘텐츠로 누군가를 가르쳐 보라. 가르쳐 보면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스스로 알게 된다. 당신의 일은 누군가를 가르칠 만큼 가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회사는 불필요한 일과 잉여 인력을 만들지 않는다. 정말 수요가 없거나 누군가로부터 혹평을 받는 일을 하고 있다면 당신은 일을 바꿔야 한다.
필자는 직장인이다. 아이디어로 시작하여 사업을 만들어 내는 신사업개발 전문가이다. 필자의 커리어는 여기서 더 확장된다. 직장을 다니면서 책을 두 권 출간해 본 직장인 저자이다. IT 분야 멘토이며, 커리어 코치이며, IT 전문 심사위원이다. 세미나 및 컨퍼런스 강연자이며, 글을 기고하는 작가, SNS에서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필자는 외부에서 오는 원고 기고를 원고료에 상관 없이 기꺼이 기고한다. 기고를 통해 그 동안 정리했던 경험, 지식, 노하우를 또 다른 콘텐츠로 만들어 두는 것이다.
확장된 커리어 하나 하나는 거미줄 한 가닥처럼 끊어질 듯 연약하다. 그러나 한 가닥의 거미줄은 여러 겹으로 연결되고 겹쳐지면서 강력한 내구성을 가지게 된다. 필자는 이것을 스파이더웹 커리어라 부른다. 스파이더웹 커리어의 시작은 10여년 전 시작하여 1,467개의 아이디어를 메모한 1,000가지 아이디어 노트 덕분이다.
당신에게 회사 이름이나 직책이라는 한 가지의 커리어만 존재하는가? 회사 브랜드와 직책만이 당신이 내세울 수 있는 커리어인가? 10년을 목표로 당신의 커리어 경험과 지식을 메모해 보라. 당신의 커리어도 스파이더웹처럼 단단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