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있어 일을 잘한다는 것은 생산성이 높다는 것이며 생산성을 높이는 데는 도구가 필요하다. 도구가 없다면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일도 간단한 생활 가구를 만드는 일도 어려워 진다. 일상에서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인 도구가 칼이나 망치라면 직장에서는 바로 펜, 종이, 노트북과 모바일기기 이다.
우리가 메모 도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은 생각이 가진 제약과 한계 때문이다. 머리 속에 떠오른 생각은 단편적이거나 막연한 경우가 많다. 긴 시간 생각에만 집중하기도 어렵고 온전하게 이전 기억을 다시 생각해 내기도 어렵다. 도구를 이용해서 글로 옮겨 보면 추상적인 생각이 구체화되고 단편적인 생각이 연속성이나 다른 사물과 연계성을 가지게 된다. 생각을 구체화할수록 생각은 실체를 갖추게 되고 숨어 있던 문제가 드러나게 된다. 그 문제를 또다시 고민하고 세분화하다 보면 생각의 편중을 막을 수 있고, 편중으로 인한 중복이나 누락, 그리고 논리 비약을 막을 수 있다.
직장인이 직무노트를 써야 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바로 직무 역량을 빠르게 높이기 위해서이다. 직무 역량은 직장 생활을 하거나 업무를 반복하다 보면 저절로 늘어난다. 반복을 통해 저절로 늘어나는 것은 누구나 가지게 되는 자연 성장이다. 그러나 당신이 조직에서 인정받고 남다른 차별성을 보유하려면 이런 자연 성장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좀 더 도전적인 목표에 도달하도록 노력하고 남다른 방법을 활용하는 인위적인 노력으로 압축 성장(Compressed Growth)해야 한다.
직장인에게 남다르면서도, 꾸준하게 압축 성장할 수 있는 자신 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직무노트는 여러분의 직무 역량을 남들보다 빠르게 높여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자신 만의 도구를 활용하여 일하는 방식만 바꿔도 충분히 일잘러가 될 수 있다. 당신의 일에는 당신 만의 도구가 필요한 것이다. 필자는 그 답을 ‘나만의 직무노트’에서 찾았으며 꾸준한 습관 덕에 직장에서 그 효과를 확실히 경험해 보았다.
필자는 평소 업무 용도에 맞게 세분화된 직무노트를 활용하고 있다. 이 노트는 단순한 메모를 넘어 생각을 발상하고, 사고 프레임워크를 통해 생각을 구체화하며, 동료나 리더에게 쉽고 명확하게 전달되도록 표현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직무노트를 통해 궁극적으로 얻게 된 결과는 바로 생각하는 역량을 압축 성장시킨 것이다.
노트메모가 어떻게 직무 역량을 높일 수 있는가? 노트메모는 자신을 둘러싼 기억, 가공, 출력 과정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준다.
회사 내/외부에서 업무 중에 수없이 많은 정보가 쏟아지는데 사람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다. 업무 상황을 기억하려면 기록해야 하고, 타인의 지식과 정보를 내 것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도 기록해야 한다. 특히 연차가 올라갈수록 더 많은 일을 동시에 처리해야 할 뿐 아니라 업무 난이도도 올라간다. 그것을 오로지 머리 속 기억에만 의존하다 보면 일을 누락하거나 기한을 맞추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기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조 수단이 필요하다.
업무 정보를 자신의 생각과 사고로 화학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받아들인 정보를 되새기고 여러 각도에서 고민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정보가 진정한 자신의 지식이 될 뿐 아니라 업무와 사업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생기게 된다. 듣기만 하면 그런 과정이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못한다. 업무가 바쁘게 되면 한번 듣기만 했던 정보를 다시 상기하기도 어려울 뿐 더러 새로운 생각을 유도하는 자극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기록을 남기게 되면 다른 각도로 생각할 수 있고 또 다른 생각을 유도하는 촉매 기능을 하게 된다.
직장 생활에서는 소통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타인의 말을 정확하고 빠르게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지시 사항을 타인에게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야 한다. 특히 소통은 말도 중요하지만 글로 이루어 진다. 우리가 기획서나 제안서를 작성할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글로 소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화려하게 꾸미는 것보다 보고서 작성 시에 다른 이가 여러분의 생각과 정보를 정확하고 쉽게 이해하도록 글로 표현하는 능력을 높여야 한다. 받아들인 정보를 시각화하고 여기에 자신의 생각을 추가해서 구조화한 후 이것을 이해하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로 표현하며, 그림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직무노트를 통해 꾸준히 해야 한다.
직무노트란 직장에서 이루어 지는 회의 내용, 보고를 위한 문서 작성, 업무 계획 설계, 아이디어 구상, 자신의 경험과 통찰력 등 업무 용도나 상황에 맞춰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록하는 노트를 의미한다. 직무노트는 업무에 관련된 메모를 꾸준히 남긴다는 측면에서 메모 노트와 비슷한 면이 있지만 용도에 따른 노트의 분류, 템플릿에 기반한 세분화된 기록, 그리고 자신만의 표현법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업무의 표준화된 방법이나 조직에서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만의 방식으로 만들어 지고 활용되기 때문에 업무, 조직, 사업에 관련되어 자신의 생각이 많이 기록된다는 게 단순 메모와는 큰 차이가 있다.
흔히 회의록과 같이 기록이나 공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디지털 기기가 훨씬 월등하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다. 디지털 기기는 직원 개개인 뿐만 아니라 조직의 생산성을 극도로 높여 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디지털 기기로 생산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문제 해결 능력이나 창의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오히려 좀 진부하고 오래되었지만 아날로그가 훨씬 효과적인 결과를 만들어 낸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노트 기록 습관이다. 아날로그의 대표격인 노트 기록 습관은 문제 해결을 위한 연속적인 발상 능력, 저절로 납득되게 만드는 논리적 구성 능력, 쉽고 간결한 표현 능력을 높여 준다.
노트를 단순히 받아 적는 공책으로 여기거나 단순한 말의 기록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노트에 꾸준히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고, 이런 노트를 용도에 따라 세분화시켜 직무 노트로 발전시키면서, 자신에게 맞는 나름대로의 템플릿을 구성 후 꾸준히 기록하다 보면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이상, 그리고 디지털 도구가 제공하는 것 이상으로 놀라운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바는 업무 용도에 따라 직무노트가 세분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사, 논의, 비즈니스 문서, 문제해결 등 목적과 상황에 따라 직무노트가 달라야 한다. 마치 목수에게 도구가 다양한 것처럼 직장인에게도 다양한 직무노트 도구가 필요하다. 회의나 자료를 조사하여 데이터를 압축할 때는 업무메모 노트가 좋다. 회의실이나 미팅 장소에서 이루어 지는 동료나 업계의 정보, 리서치 자료나 신문 기사에서 쏟아지는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사례 등은 업무메모 노트를 통해 중요한 키워드를 적고 이들의 상호 관계나 그 본질이 무엇인지 요약할 수 있다.
반면에 추상적인 생각을 구체화하는 업무에는 습작노트나 아이디어노트가 유용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To-Do 리스트 노트도 좋다. 경영진에 보고해야 할 중요한 사업계획서는 습작노트에 여러 번 써 보면 경영진의 관점에서 문서를 만들 수 있고, 납득할 수 있는 보고 스토리라인을 구성할 수 있다.
불현듯 떠오른 한 두 줄의 아이디어는 어떤 문제가 있으며, 원인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해결할 수 있으며, 해결 방안이 어떤 형상과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는지 구체화해야 한다. 이런 구체화된 내용을 아이디어 노트에 기록해 두고, 기록을 통해서 더 발전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한 후 그 결과를 복기해 보고 직무블로그에 정리해 본다면 당신의 통찰력과 실행력은 훨씬 견고하게 성장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