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연금술 (1) 핵심단어[씨앗단어] 찾기
'작가들에게 질문은
언제나 출발점이 된다.'
_ 바바라 애버크롬비
[인생을 글로 치유하는 법]
; "무엇을 물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좋은 질문을 하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써야 할지는 문제조차 되지 않는다. 글쓰기의 시작은 '무엇'을 주제로 글을 써야 할지 그 주제 단어를 찾는 것에서 시작한다. 질문하기도 마찬가지다. 무엇을 물어야 할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를 묻는 것은 어리석다. 방법은 차후의 문제다. 먼저 집중할 무엇을 찾아야 한다.
물어야 할 '무엇'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무엇'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다행히도 세상은 '무엇(what)'들로 가득차 있다. 종이 한장에서부터 컴퓨터까지, 실제 존재하는 것들에서부터, 개념으로 존재하는 가치들까지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무엇이 될 수 있다. 관심을 가지고 선택하고 집중하기만 하면 된다. '무엇(what)'을 물어야 할지 선택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관심을 가질만한 '무엇(what)'이 너무 적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다. 선택할 것들이 너무 많으면 선택이 어려워지는 법이다. 수많은 선택지들 중에서 '단 하나' 집중할 것을 찾는게 어렵다. 버리고, 버리고, 또 버려서 단 하나를 남겨두어야 한다. 버리면 큰 일 날 것 같아 차마 버리지 못하고, 집중하지 못하고, 걱정에 빠져있는 것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집중할 단 하나는 무엇인가? 단 하나의 단어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질문을 하든, 글을 쓰든 시작을 할 수 있다. 일단 하나에서 출발해야 한다. 어디에서 출발할 것인가? 질문으로 만들어갈 핵심단어(키워드)를 찾아야 한다.
; 질문을 위한 씨앗단어 찾기
왜 '단 하나의 핵심단어'를
찾아야 하는가?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어렵다면, 일단 마음이 흐르는데로, 관심 가는 것 모두를 열거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목록 즉 리스트를 만들어 보아도 좋고, 포스트잇 하나에 한 장씩 집중할 가치가 있는 것들을 메모해 두어도 좋다. 리스트를 만들어놓고, 그 중 조금 더 마음이 머무는 것, 더 가치 있다고 느껴지는 것, 질문의 시작점으로 삼으면 좋을 만한 단어에 표시를 해 보라. 후보 단어들이 어느 정도 좁혀지면 일단 과감하게 하나를 선택해서 시작해 볼 수 있다.
나누어 처리할 일을 한꺼번에 다루려 하니 어려운 것이다. 질문을 찾는 과정과 답을 찾는 과정을 분리해야 쉬워진다. 집중할 단어를 찾는 것과 올바른 질문을 만드는 과정을 분리해야 쉬워진다. 좋은 질문을 하려면 집중할 주제 하나를 선택해, 핵심단어를 선정하는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탐구할 주제와 방향이 정해지면 질문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 모아서 펼쳐놓기, 골라서 선택하기
어떻게 핵심단어를 찾아내야 하는가?
좋은 질문을 하려면, 집중할 핵심단어를 선택하는 과정과 그 핵심단어를 바탁으로 좋은 질문들을 떠올려 선택하는 과정을 분리해서 진행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나누어 생각하는 방식을 '발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라고 이름 붙였다.
떠오르는 생각, 다양한 의견들을 모아서 펼쳐놓는 작업을 '발산적 사고'라고 한다. 쉽게 말해서 목록(list)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펼쳐 놓은 것들 속에서 골라 선택하는 작업을 '수렴적 사고'라고 부른다. 목록에 모아둔 다양한 답변들 속에서 더 가치 있는 것,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것, 올바른 것, 시작점으로 삼으면 좋은 것들을 골라내는 작업이다.
'집중'이라는 단어를 한자로 풀어보면 모을 집(集)과 가운데 중(中)자로 이루어져 있다. 집중(集中)이라는 말 자체가 '발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의 결합'이다. 집중하고 싶다면, 일단 모아서 펼처놓는 과정과 골라서 선택하는 과정을 분리해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 집중은 발산과 수렴 작업을 순서에 따라 진행한 부산물이다. 다양한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부담드럽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떠오르면 떠오르는데로 수집하고 기록해서 목록(리스트)을 먼저 만든다. 그 후 목록에서 골라서 선택하면 된다. 둘을 한꺼번에 하려니 어려운 것이다.
리스트는 하나의 질문에 다양한 답변을 간결하게 수집하여 기록하는 방법이다. '오늘의 할 일(To do List)', '구입할 목록' 처럼 리스트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종이 한장을 꺼내 제목을 적고 떠오르는 단어들을 기록해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먼저 모으고, 그 후에 택하라.
리스트를 만들고 나서 더 깊이 탐구하거나 고민히 필요한 단어를 선택하라. 목록의 각 항목중에 특별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별표로 표시하거나 밑줄을 그어 강조해도 좋다. 하나를 선택했다면 거기에서 멈추지 말고, 한번 더 구체적으로 탐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지금 집중할 가장 중요한 핵심단어는 무엇인가? 구체적이고 명확한 주제를 선택할수록 좋은 질문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너무 넓은 개념은 집중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예를 들어 '질문'을 핵심단어로 선정하는 것보다는, '질문의 장애물'을 핵심단어로 선택하는 것이 더 흥미로운 질문들을 만들 재료가 된다.
오늘 탐구할 '단 하나의 단어'를 찾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먼저 종이 두장을 준비하고, 첫 번째 종이에는 생각나는데로 목록을 만들어본다. 그리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해서, 핵심단어를 선택해보라. 이 과정을 마치면 본격적으로 더 좋은 질문을 디자인할 준비가 되었다.
선을 그으려면 일단 점 하나를 찍어야 한다. 흰 종이와 펜이 만나는 첫 지점에는 반드시 점 하나가 있다. 점 하나에서 시작하면 된다. 질문도 마찬가지다. 질문을 만들기 위한 점 하나, 유익한 대화와 좋은 아이디어를 꽃 피우는 질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단어 하나에서 출발해야 한다. 단어 하나를 찾고 물음표만 붙여도 질문이 된다.
당신이 집중하고자 하는 한 단어는 무엇인가?
사랑? 노래? 인생? 즐거움? 학교? 취업? 창업? 성공? 가족? 일? 의미? 가치? 만족? 미래? 비전? 행복? 돈? 그리움? 매출? 순익? 배고픔? 절망? 죽음? 희망? 가치? 단어? 문장? 책? 관계? 질문?.....
단어 하나가 좋은 질문의 디딤돌이 되고, 질문의 씨앗이 된다. 씨앗단어 하나에 물음표를 붙이면 질문이 싹튼다. 일단 단어 하나를 찾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그리고 그 단어에서 파생되어 생각나는 단어들로 목록을 만들어 보라. 물음표를 붙여볼 만한 핵심단어를 찾았는가?
결국 질문은 '한 단어'에서 시작된다.
2016. 7. 10. 질문술사
[덧붙이는 글] 질문디자인연구소라는 이름을 걸어두고, 질문을 공부하고 활용하며 밥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다른 사람들의 질문능력을 향상시키기에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함께 훈련해 나간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질문하는 힘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 다르게 질문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몇 가지 안내해 보려고 합니다. 항상 부족한 글을 읽고 응원해 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