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데 너무 애절해서 가사를 검색해 봤다. 사별한 연인을 위한 노래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곡은 군대에서 의문사를 당한 한 젊은이 이야기를 듣고 만든 노래라고 한다.
생때같은 젊은 아들의 죽음. 예측하지 못했던 죽음 앞에 무너졌을 가족들의 마음. 내용을 알고 들으니 더 애절하다.
난 이 노래가 더 오랫동안 대중에게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이 노래를 통해 군대에서 의문사를 당한 젊은이들의 죽음이 기억되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죽음이 없었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의도적으로 괴롭히는 사람들은 당하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인지 알까? 누군가에게 죽음을 생각할 만큼 큰 고통을 준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까? 괴롭히거나 괴롭힘에 동조한 사람들은 언젠가 반드시 당한 이들의 삶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거다. 죽어서라도.
예측할 수 없는 삶의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누군가의 죽음. 죽음 뒤에 남겨지는 남은 자들의 후회. 후회 없는 선택도 있을까?
아빠가 요양병원에 가신지 한 달 반이 되었다. 난 가신 지 일주일 후에 면회를 갔었고 그 후 한 달이 지난, 지난주에 면회를 갔었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원장선생님을 뵙게 돼서 아빠 상태를 먼저 들었다. 주일부터 아빠가 열이 나서 컨디션이 안 좋아지셨고 지금은 회복 중이시라고. 설명을 듣고 갔는데도 우리는 아빠의 모습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아빠는 군인보다도 더 짧은 머리를 하고 계셨고, 더 마르고 기운이 없으셨다. 그래도 다 알아보시고 눈빛으로 반가워하셨다. 뭐가 제일 힘드냐는 내 말에 아빠가 그러셨다. 365일 똑같은 삶이 힘들다고. 목이 마르신 듯 조금이지만 가져간 딸기를 다 드셨다. 간병인이 바뀌셨고, 입원할 때 가져갔던 뉴케어가 그대로 있어서 챙겨주시라고 부탁을 하고 돌아왔다. 포기한 듯 아빠는 집에 가고 싶다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안 좋은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서 매주 단톡방에 올라왔던 사진을 비교해 봤다. 편찮으셨고 머리가 짧아서 더 그렇게 보인 거라며 애써 나를 다독이던 난 결국 다음날 출근해서 눈물을 터뜨렸다. 어떤 선택이 모두에게 최선일까?
일주일이 지나고 다시 면회를 갔다. 조금 더 회복되셨길 기대하면서. 아빠는 그대로셨고, 밝은 모습인 재활치료사의 친절한 설명은 나름 의료인인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아빠는 지난주보다 더 많이 가져간 딸기를 다 드셨고, 삶을 포기한 듯한 아빠 모습에 우리는 마음이 무너졌다.
우린 다음 주에 아빠를 퇴원시키려고 한다. 이 선택이 맞는지 틀린 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다만 소통이 가능한 지금 시간을 아빠와 함께 보내는 게 좋겠다는 마음이다. 언제 다시 병원에 가셔야 할지 모르지만 아빠와 우리 모두에게 선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우리는 전동침대, 목욕의자 등 아빠 맞을 준비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지난주보다 조금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저녁을 먹었다.
아빠를 보내고 무거웠던 마음을 내려놓고 우린 설렘으로 다음 주를 기대한다. 얼마의 시간이 될지 모르지만 잠깐이라도 집에 돌아와 기쁠 아빠를 상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