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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위한 동행
25화
그렇게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
빗물에 흐르는 슬픔
by
HAN
Jul 1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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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아빠와 찍은 사진이다.
아
빠가 돌아가신 것도 아닌데 사진 한 장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그때
아빠를 바라보고
손을 잡았으면
좋았을 텐데
마스크를 올려드리고
잠바를 여며드렸으면
좋았을 텐
데
그렇게 찍었으면
좋았을 텐
데
사진 한 장이라도
온전한 사랑 담아
온전한 몸짓 담아
그렇게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
비가 많이 온다. 내리고 또 내린다. 빗물인양 눈물도 흐른다. 그동안 비가 와도 울지 않았던 건 슬픔에서 벗어나서가 아니라 아빠 상태가 좀 나아졌었기 때문인가 보다.
어제 오후 아빠는 담관
스탠드 교체 시술을 받으셨다. 아빠를 간병하시는 여사님은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수시로 아빠 상태를 알려주신다. 어제도 시술 잘 받고 지금 주무시니까 걱정하지 마시라고 연락이 왔었다.
목이 아파 잠이 깼는데
자정 넘어 가족 카톡방에 언니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아빠가 피를 토하고 복수가 차서 수혈울 해야 한다고. 바이탈 수치도 불안정하고 아빠는 밤새 힘든 시간을 보내셨나 보다. 다행히 새벽에 바이탈 수치가 안정됐다.
오늘 원인을 찾는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패혈증이나 색전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검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으셔야 한다.
잠깐의 쉼과 끊임없는
전쟁 같아 마음이 아프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에 비하면 배부른 소리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는 것도 아빠에게는 만만치 않은 고통이 따른다.
그리고 우린 어느 순간이 되면 고민해야 할 거다. 어떤 치료부터가 연명치료일까.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눈 감고 있는 있는 내가
슬픈 건지, 아빠의 고통이 슬픈 건지, 비가 와서 슬픈 건지...
빗물 타
고 흐르는 슬픔이 철없는 아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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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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