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에서 독서모임을 만들다.
오피스텔 내 독서모임 만들기 ①
정확히 말하면, 아직 만든 건 아니다. 만들려고 목표와 계획을 세웠을 뿐. 계획도 '1월 중에 모집한다'가 현재로선 끝이다. 목표는 1) 나 포함 딱 5명만 모으자 2) 한 달에 한 번(온, 오프라인) 모임을 하자 3) 운영과정을 기록하자 4) 오피스텔에서 중고서적 장터를 열자. 이렇게 네 가지다.
작년 10월, 오피스텔로 이사를 왔다. 복도식으로 되어 있고, 한 층에 10세대 정도 거주하는 듯하다. 층수는 18층. 이곳에 독서 모임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1) 난 왜 이 짓을 할까?
공정여행을 하며 국내외 여러 공동체를 돌아다녔고, 그때마다 '나도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 공동체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내가 사는 곳에서 무얼 시도한 적은 없었다. 2년 전, 마을반상회와 구민 의제 발굴단에 한 번씩 참여했던 것을 제외하면.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보기로 했다.
왜 공동체를 만들고 싶을까? 왜 공동체에서 살고 싶을까? 청년이 마을에 들어가 기발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비슷한 취향을 가진 청년들이 모여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멋있어 보였다. 언론이나 책에서 잘된 사례만 접해서 그럴까? 공동체 생활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다. 당연히 갈등도 있겠지만, 환상을 깨고 싶진 않다. 직접 몸으로 겪으며 '아, 이게 그거구나'라고 깨달을 때까지.
2) 과연 참여자가 있을까?
모집 공고문(?)을 작성해서 모든 층에 부착해볼 생각이다. 물론 관리사무소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만약 허가해주지 않는다면, 그냥 전단을 붙이듯 문에 붙여볼까 한다. (불법일까......?) 어떤 반응일지 궁금하다. 다섯 그룹 정도 나뉠 것으로 예상해본다. 첫 번째, 무관심. 읽지 않고 바로 쓰레기통. 두 번째, 대충 훑어보고 '이게 뭐야'라는 반응과 함께 쓰레기통. 세 번째, 관심은 있지만 '굳이 오피스텔에서?' 네 번째, 관심은 있지만 경계. 내 정보를 드러내고 싶지 않아 다섯 번째, 적극적인 사람. 즉, 참여자. 과연 얼마나 연락이 올까?
3) 오피스텔도 마을처럼 될 수 있다?
'오피스텔 내에서도 공동체(같은 관심과 의식으로 환경을 공유하는 사회집단)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실험이 독서 모임을 만드는 목적이다.
'마을만들기'를 검색하면 아래와 같은 설명을 찾을 수 있다.
주민 스스로 지역사회의 문제를 풀어가는 풀뿌리 주민자치운동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이 중심이 되어 자발적 의지와 참여 속에 마을의 물리적 환경과 사회·문화·경제적 환경을 개선하여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
주민(시민,이용자)이 스스로 나서서 일상생활환경 (삶터, 일터, 쉼터)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개선해 나가는 주민 주도의 생활환경 개선 활동
당장 이렇게 거창한 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이번 기회로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대화를 나누고, 같은 공간에 누가 살고 있는지 알게 되고, 오가면서 마추쳤을 때 서로 안부를 묻는 정도가 되면 좋겠다.작은 것들이 쌓여 오피스텔 내 관계망이 구축되고, 언젠가 이 관계망이 서로를 보호하는 안전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안녕하세요. OOO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사람입니다. 모두 안녕하신가요? ‘OOO 오피스텔 내 독서 모임’을 만들고자 이렇게 글로 인사를 드립니다.
지속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모이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라는 어색한 이 말이 어느새 익숙해진 요즘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도 우리는 '연결'될 수 있음을, 그리고 그 ‘연결’이 생존과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연결’을 오피스텔 내에서 만들고 싶었고, 혼자 책을 읽는 것보다 같이 읽고 생각을 나누는 것이 훨씬 재밌을 것 같았습니다.
- 대상: OOO오피스텔 거주자
- 모임: 온라인 화상회의(ZOOM)
- 방식: 선정된 책을 읽고, 각자 소회를 얘기하고, 함께 다음 책을 선정함
- 횟수: 2주에 1회
- 비용: 없음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고려하여 당분간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OOO 오피스텔 독서 모임’에 참여를 희망하는 분은 해당 연락처(010-XXXX-XXXX)로 문자 주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