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문항 1번의 글감 생성 요령
(대입 자소서에 대한 글입니다.)
1.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1,000자 이내)
변화(성장)를 효율적으로 찾기 위해서는 문항에서 무엇을 요구하는 것인지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공통문항 1번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1번 문항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학업 능력과 관련한 변화(성장)된 점을 찾습니다. 이때 '학업 능력'은 '시험 문제 잘 맞히는 능력'이 아닙니다. 대학에서 어떻게 공부할지를 생각해 보면 어떤 능력인지 짐작이 될 겁니다. 객관식 문제 잘 맞히는 연습을 하진 않겠죠? 시험 잘 보는 능력은 이미 석차 등급에 나와 있습니다. 이런 내용으로 글을 쓴다면 글자 수 낭비입니다.
그럼 어떤 성장을 써야 할까요?
국어 수업 중 윤동주에 대해 관심이 생겼고, 이를 위해 시집을 정독하고 관련 문헌과 다큐를 탐구함으로써 윤동주 시인은 물론, 그 시대 불행했던 지식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나아가 내가 이 시대를 어떻게 살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고, 이를 위해 인문학 서적들을 탐독했으며, 그 중 사람들과 잘 소통하고 위로하는 삶을 위해 위로의 글쓰기도 매일 하고 있다.
여기에 어떤 특징이 있나요?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게요.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지는 호기심과 활동.
'알고자' 하는 것에 대한 열정.
수업(교내 활동. 모두 다 하는 것)으로부터 개별 활동(남이 안 한 것)으로의 연결.
[동기-과정-결과]로의 연결.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나아감(성장).
위와 같은 요소를 담아내야 합니다. 그래야 해당 분야나 교과를 좋아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궁리를 해도 도무지 저런 것들이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지요. 진짜로 저런 사례가 없을 수도 있지만, 있는데 연결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가 중요합니다. (물론, 학생부는 글감 생성의 측면뿐만 아니라 자소서에 기록된 내용의 진실성을 확인하는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이미 <자소서 쓰기 방법론 #02>에서 학생부를 반드시 검토할 것을 권하였습니다. 일단 학업 역량을 알고자 하는 1번 문항을 쓰려면 최소한 교과세특, 수상실적, 독서활동을 보세요. 일단 교과세특에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찾습니다.
수행평가, 모둠활동, 발표, 보고서 등 '공들인 결과물에 대한 언급'
많은 과목들에 걸쳐 공통적으로 발휘되었다고 언급되는 능력
'공들인 결과물에 대한 언급'은 전공과 관련 있는 과목부터 먼저 살피고, 없다면 전공과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열심히 한 과목의 결과물을 살피세요. 그런 것들을 비슷한 테마로 묶을 수 있으면 묶고(연결되는 활동으로), 묶을 수 없더라도 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까지의 [동기-과정-결과]를 이야기하듯이 쓰면 됩니다.
또는 이렇게 쓸 수도 있습니다. '여러 과목에 걸쳐서 나타나는 자신의 능력'을 찾는 거죠. 예를 들어 '논리적으로 잘 말한다'는 내용이 여러 곳에서 확인되고, 그것이 사실이며, 그 점을 부각시키고 싶다면 논리적으로 잘 말하면서 공부를 하고, 학업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쓸 수 있습니다.
'수상실적'에서는 '학업'과 관련 있는 실적을 찾으세요. 그 실적을 내기까지 노력한 것들을 [참가동기-과정-결과]의 흐름으로 쓰면 됩니다. 몇 가지를 연결되는 활동으로 묶을 수 있으면 묶고, 묶을 수 없다면 하나의 사례를 중심으로 쓰면 됩니다.
'독서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업'과 관련 있는 독서란 무엇일까요? 교과 공부와 관련이 있으면서 약간의 난이도가 있는 것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업으로부터 비롯된 호기심으로 읽게 된 책이라든지, 비슷한 주제나 내용의 책이라든지, 본인에게 큰 영향을 준 책이라든지 하는 등의 기준으로 독서활동을 연결시켜서 이러한 스토리를 [동기-과정-결과]로 쓰면 됩니다. 독서활동을 묶기 어려우면 한두 개의 어려운 책을 아주 많은 노력으로 읽은 사례를 써도 되겠지요.
과목별세특, 수상실적, 독서활동을 넘나들며 연관시키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수행평가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독서를 하였고, 그렇게 성장한 지적 능력을 바탕으로 대회에서 수상하게 되었다는 흐름도 1번 항목의 흐름으로 매우 좋습니다.
이쯤 되면 아래와 같은 점들이 궁금해질 거에요. 하나하나 답을 해 보겠습니다.
Q. [동기-과정-결과]라는 게 무엇인가요?
A. '동기'는 '그거 왜 했어?'라는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계기'와 '목적'으로 나뉩니다.
'과정'은 '방법'일 수도 있고 '절차'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눈으로 보이듯이 서술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료를 찾아 보았습니다'보다는 'OOO라는 사이트를 통해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가 좋습니다.(물론, 뻔한 내용이라면 생략하는 게 좋지요.)
'결과'는 '배운 점', '느낀 점'이면서 '지적 성장의 내용', '활동의 성취 결과'입니다. 논문이나 보고서와 같은 물리적 결과물보다는 그것에 담긴 발전의 내용을 서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에 아쉬움이 남는 '결과'라면 이어지는 활동의 '동기'가 될 수도 있고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활동이란 이래야 자연스럽습니다.
Q. 꼭 전공과 관련 있는 사례이어야 하나요?
A. 전공과 관련 있으면 좋겠지만, 전체가 아닌 1번 문항만 놓고 보았을 때,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공부하는가?', '우리 대학에 와서 공부를 열심히 할까?' 등을 알고 싶어서 있는 문항입니다. 그러니 사례가 전공과 관련은 없어도 그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역량이나 덕목이 전공과 관련이 있으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경제학과에 지원하는 학생의 1번 문항 소재가 국어 공부에 대한 것이라 해도, 이 사례를 통해 숫자와 그래프를 잘 활용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면(수능 국어 독서 지문을 이렇게 공부할 수 있겠지요.) 지원하는 전공과 관련된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죠?
Q. 몇 가지를 연결되는 활동으로 묶어야만 유리한가요?
A.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하나의 수행평가 사례, 또는 하나의 수상 실적 사례, 또는 하나의 독서 경험을 언급해도 그것의 난이도가 높거나 힘든 도전 과제였다면 그 과정에서 할 얘기가 많겠지요. 그렇게 쓰는 것도 충분히 자신의 장점을 어필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1번 항목의 글자 수인 1000자를 500자씩 분할하여, 두 개의 테마로 별개의 다른 능력이나 사례들을 서술하는 것도 얼마든지 좋은 글입니다.
다음에는 2번 문항을 중심으로 살펴 보겠습니다.
*2018. 9. 9. 글의 내용 일부를 수정하였습니다. Q&A에 '배우고 느낀 점' 등에 대한 잘못된 내용이 있어 바로잡았습니다.
*2018. 9. 11. 글의 내용 일부를 수정하였습니다. Q&A에 '배우고 느낀 점' 등에 대한 잘못된 내용이 또 있어 바로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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