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찾아와서 읽게 하라

내 글쓰기 과시욕과 시인친구 한마디 사이에서)

by 초롱초롱 박철홍

초롱초롱 박철홍의

지금도 흐른다! 875


ㅡ 글은, 찾아와서 읽게 하라 ㅡ

(내 글쓰기 과시욕과 시인친구 한마디 사이에서)


추석연휴, 초등학교 동창들과 오랜만에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그중엔 지금은 우리나라 7대시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제가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그 시인친구에게 조심스레 글을 보여주며 종종 조언을 구하곤 했습니다.


그날 밤, 누군가 제게 말했습니다.


“이젠 작가 소리도 듣는다며?”


나는 용기를 내어 시인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여러분들도 글을 쓰고나면 누군가에게 평가 받아보고 싶은 맘들이 있으시죠?^^


“야, 내 글 어때? 냉정하게 좀 말해줘봐라.”


시인친구는 한참 망설이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니 글, 솔직하고 잘 읽히고, 힘도 있다. 잘 쓴다. 근데 세 가지만 조언하자면…”


첫째, 글 분량을 절반으로 줄여라.


둘째, SNS에 너무 자주 올리지 마라. 감칠맛 나게 띄엄띄엄.


셋째, 글은 ‘찾아와서’ 읽게 만들어라.


앞의 두 조언은 넘 익숙했습니다.

이미 여러사람에게 들어봤거든요.


하지만 세번 째 말.


<글은 찾아와서 읽게 하라>는 말은 쉽게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어쨌든 제 나름 해명을 해 봅니다.


첫째 글이 길어지는 이유는,

저는 주로 역사나 서사중심 글을 씁니다. 한 인물, 한 사건, 한 시대 풀어내다 보면 글이 길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제 글에서 맥락을 잘라버리면,

우리가 학창시절 외웠던 암기용 국사교과서와 다를 바 없다고 느낍니다.


물론 요즘은 저도 더 간결하게,

더 압축적으로 쓰려 애쓰고 있습니다.


글이 길면, 저도 지치고 독자도 지칩니다. ^^


둘째 왜 자주 글을 올리느냐고요?


그날 저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즘은 나는 할 일도 딱히 없다.

이른 새벽엔 글을 쓰지 않으면 심심해 어쩔 줄 모른다. 무엇보다, 누군가 내 글을 읽어준다는 게 요즘 내겐 가장 큰 기쁨이다. 그 기쁨을 날마다 느끼고 싶다”


내 말에 시인친구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세째 글을 찾아와서 읽게하라.


요즘 제 고민은 이겁니다.


사실 저는 요즘 <글 올리는 일>이 <글 쓰는 일> 보다 더 어렵습니다


밴드, 카페, 페이스북, 단톡방, 카카오스토리까지 하나하나 옮겨 올리는 데만 30분 훌쩍 넘습니다.

솔직히 좀 지겹고 귀찮습니다.


“정말 딱 한두 곳에만 올려도,

내 글을 ‘찾아와서’ 읽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매일 합니다.


하지만 아직 저는 그런 글 쓰는 '깜냥'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글쓰기 과시욕>이 큰 사람 입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제 글을 읽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눈총도 받습니다.


어떤 단톡방에서는

‘글 도배하지 말고 나가달라’는 험한 말도 들었습니다.


이럴 땐 글쓰기에 회의감이 듭니다.


"내가 시방 뭐하는 짓거리지"


혼자 조용히 되뇌이며 조용히 빠져나옵니다.


여러분들에게도 묻고 싶습니다.


"혹시 당신도, 누군가 읽어줄까 봐 글을 쓰는 사람인가요?"


"글을 퍼 나르며, 민망함과 기대 사이에 서 본 적 있으신가요?"


최근 저에게는 <브런치작가>라는 호칭이 붙었습니다.


브런치에서는 구독유료 전환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도 이제 그 조건은 충족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누가, 내 글을 보기 위해

브런치까지 찾아와 줄까요?”


앞서 말했듯이, 저는 정말 많은 사람에게 제 글이 닿기를 원하는 사람입니다.


구독료를 받고 글을 공개하는 일,

내 글을 찾아와서 읽게 하는 일


그건 어쩌면 저의 꿈이지만,

아직은 너무 먼 이야기입니다.


“글을 찾아와서 읽게 하자.”


앞으로 제 글쓰기 모토가 될 것 입니다.


진심 언젠가는 제 글을 찾아와서 읽어주는 사람이 많아지길 꿈 꿉니다.


하지만 아직 저는 그럴 준비가 덜 된 사람입니다.


현재로서는 제 글이 단 몇 사람 에게라도 유익하거나, 기쁨을 줄 수 있다면 이 글 올리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을 것 입니다.


그래도 세상 일은 혹시 모르니까,

공짜로 보실 수 있을 때 많이 봐두셔요잉.^^


ㅡ 초롱박철홍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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