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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한 이야기 Nov 01. 2021

[소소한 이직이야기] 01. 첫 번째 노닥노닥

우리는 자신만의 길을 가야 한다.

막상 글을 쓰려고 하니 첫 글에 대한 부담감이 생겼습니다. 과연 내가 첫 번째 이야기로 할 만한 이야기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하던 중 처음 브런치를 재단장하면서 생각했던 대로 내가 지금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로 하였습니다.


최근에 따로 운영하는 블로그에 광고대행사를 떠난 이유, 그리고 좋았던 점에 대해서 글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광고회사. 참 뭔가 이름만 들어도 흥미가 가는 이름입니다. 하지만 그런 이미지 안에는 참 많은 어둠이 깔린 곳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일본의 최대 광고회사인 덴츠에서 직원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일반 사람들은 그렇게 일을 한다는 것에 많은 놀라움을 느꼈지만, 광고회사에 다니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은 그러한 현실에 공감이 느껴졌을 것입니다. 생산직도 아니고 PC와 맥만 있다면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사무직 중의 사무직이지만 광고업계는 어느 업계보다도 노동집약적입니다. 소위 말하는 엉덩이로 일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계속 영감을 받아야 하고 계속 아이디어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런 모순은 결국 일 외적인 삶을 어느 정도 포기하게 만듭니다. 쉬는 시간에도 강박증처럼 최신 유행하는 영화, 드라마, 그 외 여러 콘텐츠를 봐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전시장을 가야 합니다. 뉴스도 보면서 시사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아야 하고 감각도 키워야 합니다.


사실 이렇게 적은 내용도 일부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취사선택합니다. 본인이 흥미를 느끼고 좀 더 도드라져 보일 수 있는 부분을 팝니다. 그래서 콘텐츠에 대한 지식이 많은 사람, 시사에 대해 지식이 많은 사람, 감각적으로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 등으로 나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갈무리는 그 사람의 강점과 전문성이 되어 이후 담당하는 클라이언트와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전 사실 어설프게 다 하려다가 다 놓쳐버린 케이스입니다. 스스로 욕심이 많다고 생각했고 광고인이라면 다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한쪽에 치우쳐있는 사람을 보며 너무 편협하다고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제너럴리스트가 아닌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광고회사에 흥미를 잃은 것은 어쩌면 그런 부분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어설프게나마 지식과 경험이 있지만 자신만의 것은 없는 직원이다 보니 이일 저일 다 맡게 되고 한쪽에만 두드러지는 스페셜리스트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 인정은 받는데 스스로는 너무 불만족스러운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괴팍한 스페셜리스트들의 뒤치다꺼리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어느 사람도 아닌 오롯이 제가 이겨내야 할 책무였습니다.


저는 제가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혹은 그때의 저와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을 만난다면 이렇게 조언하고 싶습니다.


스스로가 즐거워하고 만족하고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을 찾아라.
그리고 그것을 계속 유지하며, 자신만의 길을 가라.
 지금은 조금 불안하더라도 그것이 본인의 무기가 되고 경쟁력이 된다.
 만약 지금 있는 곳에서 그 길을 더 이상 갈 수 없다면 그때 직장을 옮겨라.
 자신만의 길이 없는 상황이라면 직장을 옮겨도 그 상황은 계속 이어진다.


사실 전 아직도 제 길을 찾는 중입니다.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자신만의 길이라는 것은. 찾기도 어려운 일이지만 찾는다고 하더라도 계속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스템과 체계 속에서 자신의 길이 주어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힘들더라도 해야 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전 아무래도 "체계 없음"이 가장 심한 광고업계이기에 이런 부분을 더 많이 느꼈던 것 같습니다. (참, 체계 없음이 단점이기만 한 건 아닙니다.)


오늘도 다시 한번 나의 길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한번 고민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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