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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Aug 29. 2024

수도원과 城에서 본 알쿠바사의 빛과 그림자


알쿠바사에 도착하니 체크인까지 세 시간이 남는다. 호텔에 주차를 하고 먼저 알쿠바사 으로 향했다.

오비두스 城과 비교하면 멀리서도 규모가 작아 보인다.

밤에 보면 城의 형태가 갖춰진 듯 보이고, 특히, 빛이 퍼지는 조명효과로 인해 규모가 제법 웅장해 보이지만, 성터로 다가가 보면 실제 알쿠바사 城은 城이라기 보다 사실상 폐허 상태다.

 보존되어 있는 오비두스 城과 달리 출입 통제도 안 하는 건 물론, 아예 관리를 안 하는 느낌이다.

예전에 어떤 모습이었는지, 어떤 목적으로 건축되고 어떻게 활용되었으며, 또 어떤 사유로 인해 이렇게 형태가 파괴되고 훼손되었는지에 대한 일체의 안내 표지도 없다.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성벽을 쌓은 축조술에 대해 관심을 가질 정도.

성터에 오른 유일한 의미가 있다면 알쿠바사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거.

알쿠바사 성터에서 보니 산타 마리아 드 알쿠바사 수도원의 규모가 대단하다.


성에 오르는 길에 보인 이발관.

'이발을 해볼까..' 여기서 이발을 하면 어떤 스타일이 나올지 궁금한데, 이발 비용이 얼마나 될지가 두렵다.


포르투갈 건국과 함께 세워진 산타 마리아 드 알쿠바사 수도원 아폰스 엔리케 왕이 포르투갈에서 무어인을 쫒아내는데 협력한 시토 수도회에 감사하는 의미로 건립했다.

전면 넓이가 무척 길다. 그래도 느낌 상 리스본 제로니무스 수도원보다는 작아 보인다. 알쿠바사 수도원에는 999명의 수도사가 생활했다 한다. 1000이 아닌 999라는 숫자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999명의 수도사가 생활했던 만큼의 대단한 규모를 사진으로나마 표현하고파 이리저리서 앵글을 잡아보았지만, 숙소인 산타 마리아 호텔 방 창문을 통해 바라본 모습이 가장 리얼해 보인다.

겉이 이럴진대 내부는 어떨까...

한 마디로 공간감이 어마어마하다.

그간 보았던 수도원과 같이 이곳도 모든 실내 공간의 층고가 엄청 높다.  공간의 겨울 난방은 어떻게 해결할까..

제로니무스 수도원을 떠올리며 다중 신도를 대상으로 하는 성당과는 다른 수도원의 공통점이 느껴진다. 제단에 비해 종심이 엄청 길다는 것. 대중을 상대로 파하는 성당과 스스로 수도하는 수도원의 차이인가.


이런 공간에서 999명을 대상으로 소요되는 음식물은 어떤 방식으로 조달되는 걸까..

이 커다랗고 넓은 공간이 식당이다.

취사 공간에는 급수시설과 설거지 공간도 있다.

이건 뭘까.. 취사장의 배기시설이다. 안을 들여다보니 바깥으로 이어진 배기관 높이가 까마득하다.


알쿠바사 수도원에는 수많은 공간과 함께 애달픈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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