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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원 Oct 18. 2017

도대체 왜? 뭘 보고? 그런 생각을?

이유와 근거

‘왜?’는 사건이나 현상의 원인을 찾을 때도 사용하지만, 어떤 생각을 하게 된 이유를 물을 때도 사용한다. 사람들은 원인과 이유를 혼동하는데, ‘왜 그런 일이 일어났어?’라고 물으면 원인, ‘왜 그렇게 생각해(생각하게 됐어?)’라고 물으면 이유라고 생각하자. 


(ㄱ) 지구는 둥글다. (왜? = 지구가 둥근 원인이 뭐야?)

(ㄴ) 지구는 아름답다. (왜? = 지구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뭐야?)


‘왜 그런 일이 일어났어?’는 사실관계를 묻는다. ‘지구는 둥글다’는 견해가 아니라 사실이다. 따라서 지구가 둥근 형태가 된 원인을 물을 수 있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지구 형성 초기의 물리적 조건과 구심력, 원심력과 같은 과학적 원리를 알아야 할 것이다.


‘왜 그렇게 생각해(생각하게 됐어)?’는 견해를 묻는다. ‘지구는 아름답다’는 주관적 견해다. 누군가는 ‘지구는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지구가 아름다워진 원인이 아니라, 지구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먼저 물어야 한다. 


인과 관계가 시간상으로 앞-뒤 관계라면, 논리적 관계는 위-아래 관계다. 논리적으로 아래에 있는 문장(하위문장)을 찾을 때 ‘왜? 라고 묻는다.


나 : 나는 배우 K가 싫어. 

빙봉 :  싫어해?

나 : 연기를 못하거든.


나는 배우 K가 싫다. 그는 연기를 못한다. 


나 : 낙태죄는 폐지해야 해.

빙봉 :  그렇게 생각해?

나 : 낙태죄는 자기 몸에서 일어난 일을 자신이 결정할 권리를 침해하니까. 


낙태죄는 폐지해야 한다. 낙태죄는 자기 몸에서 일어난 일을 자신이 결정할 권리를 침해한다.


문장을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과정은 벽돌쌓기와 비슷하다. 아랫돌이 윗돌을 받쳐주듯, 아래 문장이 위 문장을 받쳐준다. 아랫돌을 논거라고 한다. 튼튼한 건물을 만들려면, 튼튼한 벽돌을 여러 장 사용해야 한다. 어떤 견해를 논거로 뒷받침할 때도, 그럴듯한 이유는 많을수록 좋다. 이유를 더 찾고 싶다면, ‘왜?’라는 질문을 반복하면 된다. 즉, ‘또 왜?’라고 물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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