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과 결과
‘왜?’는 일상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질문이다. 그러나 ‘왜?’라는 질문이 정확하게 무엇을 묻는지 생각하면서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라는 질문은 아래의 세 경우에 사용한다.
① 사건이나 현상의 원인을 찾을 때
② 견해를 뒷받침하는 논거(이유/전제) 찾을 때
③ 두 문장의 관계를 확인할 때
‘왜?’는 사건이나 현상의 원인을 찾을 때 사용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어떤 사건을 전해 듣고 ‘왜 그렇게 된 거야?’라고 묻는다. 사건의 원인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인을 찾는 ‘왜?’는 시간의 흐름과 관련이 깊다.
나 : 오늘 지각했어.
빙봉 : 왜 지각했어?
나 : 늦잠을 잤거든.
빙봉 : 왜 늦잠을 잤어?
나 : 어제 늦게까지 글을 썼어.
빙봉 : 왜 늦게까지 글을 썼는데?
나 : 출판사에서 이번 주까지 원고 넘겨달래.
오늘 지각을 했다. 늦게까지 글을 쓰느라 늦잠을 잤기 때문이다. 출판사에서 이번 주까지 원고를 넘겨달라고 했다.
어떤 사건의 원인은 사건보다 항상 먼저 존재해야 한다. 위 예문에서 굵은 글씨로 표시한 단어를 시간순으로 배열하면 ‘출판사의 요청 → 집필 → 늦잠 → 지각’이 된다. 시간은 왼쪽(과거)에서 오른쪽(미래)으로 흐른다. 왼쪽이 원인이고, 오른쪽이 결과다. ‘왜?’는 시간을 거슬러 과거를 향하는 질문이다. 이와 달리, 어떤 사건이나 사실 때문에 발생한 또 다른 사건을 찾을 때는 ‘그래서?(어떻게 됐는데)’라고 묻는다. ‘그래서’는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미래를 향한다.
나 : 출판사에서 이번 주까지 원고 넘겨달래.
빙봉 : 그래서?
나 : 어제 늦게까지 글을 썼어.
빙봉 : 그래서?
나 : 늦잠을 잤지.
빙봉 : 그래서?
나 : 오늘 지각했어.
출판사에서 이번 주까지 원고를 넘겨달라고 하길래, 늦게까지 글을 쓰느라 늦잠을 자서, 오늘 지각했다.
이처럼 ‘왜?’와 ‘그래서?’는 짝을 이루면서, 원인과 결과를 연결한다. 이를 간단히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