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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편입 도전기 3

[주저리주저리 10] 20200214

by 안양시의원 곽동윤 Oct 02. 2023

그리고 2018년을 맞이하면서 그 짧은 몇 주 사이에 예상치 못한 여러 일(?)이 일어났다.


편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1차 영어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새해를 맞이하고도 도서관으로 출퇴근하는 삶을 계속했다. 그러던 중 3일 고려대학교 발표날이 밝았다. 솔직히 고려대학교는 답안을 다 채워 제출하기는 했지만, 합격할 수준이라고 생각될 만큼 만족스러운 답안을 쓰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도서관에서 오후 3시인가 4시경 고려대학교 홈페이지에 1차 합격자 발표가 난 것을 보고 내심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름과 수험번호 등을 입력했다. 놀랍게도 1차에 합격했다는 안내가 떴다. 최종합격을 한 것도 아니었지만, 내가 고려대학교에 1차를 붙었다는 게 신기하고 기분이 좋아서 (사실 준비도 안 하고 날로 먹은 주제에) 곧장 집으로 달려갔다. 아직 최종 합격한 것은 아니니 착각하지 말자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으면서도 조금씩 들떠 있는 기분이 들었던 이유가 있다.


바로 연세대학교 논술을 너무 잘 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려대학교 답안을 약간 찜찜하게 마무리했다면, 연세대학교 논술 시험 때는 완벽하게(?) 답안을 쓰고도 시간이 15분가량 남아서 느긋하게 검토까지 마친 흠 잡을 곳이 없는 답안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려대학교 논술이 1차를 통과할 정도면 연세대학교는 당연히 1차를 붙을 거라는 착각을 했다. 얼마 뒤 1월 8일 월요일 연세대학교 1차 발표가 났고,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광탈했다 ㅋㅋ 고려대학교 발표가 난 수요일 이후로 은근히 들떠있던 차에 찬물을 끼얹는? 뺨을 한 대 맞는? (맞아 본 적은 아마 없는 거 같긴 하지만) 느낌이었다. 돌이켜보면 그 주 토요일에 서강대와 성균관대 시험이 있고 일요일에는 한양대 시험이 있었는데 한 주도 안 남은 상황에서 정신을 차리게 해주는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졌다. 평소에 잘 아프지 않던 내가 급작스럽게 몸살감기에 걸린 것이다. 사실 워낙 준비를 급작스럽게 한 터라 실전 모의고사는커녕 학교별 기출문제도 시간 재고 풀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시험 보는 주간에 학교별로 최근 2개년 치를 풀어보려고 계획을 세웠었는데 몸살감기가 너무 심해서 도저히 시간을 재고 문제를 풀 상태가 아니었다. 아파도 병원을 안 가고 자연치유를 고집하던 스타일이었는데 이번엔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동네 병원에 찾아가서 혈관주사(?)까지 맞았는데도 딱히 상태가 호전되지는 않았다. 뭔가 따땃한 순댓국을 먹으면 나을 것 같아서 시켜 먹어 봤지만, 이 역시 큰 효과는 없었다 ㅋㅋ


비몽사몽, 반쯤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서강대학교 2017년 기출문제와 성균관대학교 2017년 기출문제를 풀어보았다. 성균관대학교는 얼추 합격권이라고 말하여지는 개수만큼 틀렸는데 서강대학교가 상당히 심각했다. 채점하다가 너무 많이 틀려서 점수 계산은 포기했다. 점수를 계산하고 나면 남은 자신감과 자존감이 모두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ㅋㅋ 한양대학교 문제는 사실 몸 상태가 안 좋아서 도저히 풀 엄두가 안 났고, 토요일에 성균관대학교와 서강대학교 시험을 마치고 풀어봐야겠다는 지키지 못할 약속과 함께 미뤄놓았다.


어찌 됐든 저찌 됐든 아주 약간 몸이 회복된 상태로 (여전히 몸은 아팠지만) 1월 13일 토요일이 되었고, 아침 7시부터 혜화역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 (이렇게 길어질 거란 생각을 안 하고 시작했는데 왜 끝이 안 난다. 점점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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