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의 편입 도전기 5

[주저리주저리 12] 20200217

2018년 1월 14일 주일, 교회서 나의 할 일을 마치고 청년부 예배는 재끼고 오후 시험인 한양대를 향해 출발했다.


그동안 시험 응시하러 다닌 학교 중 역과 학교가 제일 가까운 게 맘에 들었다. 사실상 출구를 나오자마자 학교가 바로 나온 것으로 기억이 난다. ‘기출문제 하나 제대로 풀어보지 않았는데 그냥 이렇게 된 거 그냥 될 대로 돼라’ 이런 마음가짐으로 시험을 치렀던 것 같다. 시간이 남았던 서강대, 성균관대 시험과 다르게 한양대 시험은 시간이 매우 촉박했다. 한 문제가 남은 상태서 시간도 1분이 남았었고, 종 치는 순간 그 마지막 문제 마킹을 하면서 시험을 마쳤다. ‘이런 시험이라면 시간 내로 다 푼 그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합격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뒷사람이 앞으로 넘기는 OMR을 슬쩍 보니 뒤에 6~7문제를 일렬로 찍은 걸 보고 더욱더 확신(?)하게 되었다.


몸이 급작스럽게 아팠던 한 주간이긴 했지만, 1차 필기시험은 다 끝이 났고 그 주 토요일(1월 20일)에 있을 2차 면접을 대비하기 시작했다. 사실은 전공 서적을 보려니 너무 양이 많아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도 잘 알 수 없어서 약간 반쯤은 포기한 상태였다. 그러던 중 수요일 (17일) 한양대학교 발표날이 밝았고, 시간에 맞춰 확인을 해보니 1차에 합격했다는 안내가 떴다. 편입 원서 쓰면서 마지노선이라 생각했던 곳에 1차를 붙어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약간은 날로 먹은 것 같다는 생각이 같이 들었지만, 일단 기분은 좋았다.


다음 날 볼 고대 면접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그 전날인 금요일에는 강남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면접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리저리 답변을 준비하던 중에 오후 3시가 서강대학교 1차 발표여서 ‘당연히 떨어졌겠지만, 예의상 확인은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수험번호와 이름을 입력했다.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1차를 붙었다는 안내를 보고 뭔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입 영어의 끝판왕이라는 서강대 1차를 통과했다는 게 자신도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험에서 찍기 운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한 방에 다 몰아서 맞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은 들뜬 마음으로 다음날 고대 면접을 보러 갔고 이때도 역시 수험번호가 1번이었기에 제일 먼저 면접을 보게 되었다. 현역 때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홍대 면접을 봤었는데 거의 7년이 지나서 대학 면접을 보려니 약간 떨리기도 했다. 하지만 딱히 막힌 질문도 없었고 어느 정도 할 말은 다 한 것 같아서 나름 가벼운 마음으로 고사장을 나왔다. (사실 면접 얘기도 좀 더 자세히 하고 싶지만, 그러면 글이 끝이 안 날 듯 ㅋㅋ 독편사 카페에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성균관대의 경우는 카페서 본 루머가 있었는데, 바로 합격자에게만 ‘문자로 결과를 확인하라’라는 문자가 온다는 것이었다. ‘그럴 거면 그냥 아예 합격했다고 문자를 보내지 굳이 왜 저러나?’ 하면서도 1차 발표날(26일 14시)에 문자가 혹시나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26일 12시쯤 약속이 있어서 버스를 타고 가는 중 그 문자가 왔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합격자 조회를 해보니 진짜로 1차에 합격했다는 안내가 떴다. 카페에서 봤던 루머는 루머가 아니고 ‘팩트’였던 것 같다.


한 달도 준비를 안 한 것 치고는 지금까지 꽤 성공적인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원한 5곳 중 4곳을 1차 합격을 해서 만족스러움이 있으면서도 여기까지 와놓고 최종 합격을 한 곳도 못 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함도 같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그런 불안감과 함께 이번에도 또 시험 날짜가 겹친 (30일) 서강대와 성균관대 2차 면접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

keyword
이전 12화나의 편입 도전기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