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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샘 Feb 10. 2020

‘시월드에서 살아남기’ 게임에 입장하셨습니다.

김장 전투

안녕하세요.

‘시월드에서 살아남기’ 에 입장하셨습니다  

‘시월드에서 살아남기’의 메인 퀘스트는 세 가지입니다.

명절 / 김장 / 시부모님 생신입니다  

서브 퀘스트는 ‘시가의 집안 행사’입니다.


클릭!

메인 퀘스트의 ‘김장’을 선택하셨습니다.


반갑습니다.

 ‘며느리’님 께서 ‘김장 전투’에 입장하셨습니다.

상대 캐릭터는 ‘시어머니’님입니다.


<‘시어머니’님과 전투시 주의사항>

‘며느리’님은 ‘시어머니’님을 상대로 ‘남편 방패’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시어머니’님이 그 방패가  본인 아들이라는 것을 눈치채서는 안 됩니다.

만약 상대가 눈치를 챘다면 ‘남편 방패’는 재빨리 버리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시어머니’님의 질투 게이지, 심술 게이지, 오기 게이지가 수직 상승하여 ‘며느리’님은 처참한 패배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남편 방패를 사용하시겠습니까?

YES / NO


클릭.

‘남편 방패’ 없이 김장 전투가 시작됩니다.

‘며느리’님은 입장 인사를 해 주십시오.


“어머니, 50포기 하신다면서요. 이건 80포기가 넘는데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빨리 서두르자.”


씻고, 자르고, 무치고의 무한반복으로 전투 준비를 마치셨습니다.


삐. 삐. 삐.

1차전입니다.

‘시어머니’님이 5살 ‘손자’ 님에게 실전 체험을 핑계로 배추를 버무리라는 미션을 내렸습니다.

‘며느리’님은 빨리 막으십시오.

아! 저런, 벌써 ‘손자’님 손에 양념이 잔뜩 묻은 배추가 들려 있군요.

‘시어머니’님의 미션으로 신이 난 ‘손자’님이 빨간 배추를 들고 김치 회오리 댄스를 춥니다.

조심하세요! 온 집안에 고춧가루 양념 폭풍이 불어옵니다.

‘시어머니’님  선제공격!

“니 아들이 한 거 니까 니가 닦아라!”

‘며느리’님,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합니다.

“왜 사고 치기 전에 막을 때는 어머니 손주라며 못 막게 하시더니, 사고 친 거 수습할 때는 제 아들이라고 하세요?”

‘시어머니’님 방어!

못 들은 척!

어떤 공격에도 끄떡없는 방어용 무기입니다.

다시 ‘시어머니’님 공격!

배추 50 덩이 투하!

‘며느리’님은 허리가 부러지도록 배추에 양념을 무치십시오.


시월드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귀머거리 볼 / 벙어리 볼 / 장님 볼을 고르십시오.


삐. 삐. 삐.

2차전입니다.

늘어지게 자다가 일어난 ‘맹구’님이 입장하셨습니다.

맹구님은 입장 인사를  주십시오.

“아. 너무 잤더니 허리가 아프네. 심심한데 게임이나 해볼까?”

‘맹구’님의 눈치 없는 헛소리로 ‘며느리’님의 억울 지수가 상승하였습니다.

“도련님, 전 아까부터 화장실에 가고 싶었는데 방광이 터지도록 참고 있네요. 좀 도와줄래요?”

“뭐 도와 드릴까요?”

‘시어머니’님이 ‘아들 지키기’ 공격을 준비 중입니다.

“아휴, 됐다. 너 있으면 더 방해만 된다. 어제 늦게까지 일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들어가서 쉬어라.”

‘며느리’님은 혼자 죽기 싫으면 빨리 함께 할 노동자를 구해야 합니다.

“어머니 저도 어제 늦게까지 일했는데요. 밤 12시에 퇴근하고 새벽부터 와서 일하는 거예요. 배추 80포기 빨리 끝내야 한다면서요. 도련님도 같이 하면서 빨리 끝내는 게 좋지 않아요?”

‘시어머니’님이 두 번째 ‘못 들은 척’ 방어무기를 사용합니다.

할 말이 없어진 ‘시어머니’님의 심술 게이지가 상승되었습니다.

‘며느리’님이 빨리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겠습니다.

실컷 자다가 일어난 ‘맹구’님도 입장했으니 곧 밥상 차려라 공격과 설거지 투하가 시작될 듯합니다.

현재 ‘시월드에서 살아남기’ 게임은 무한반복 배추에 양념 무치기로 진행 중입니다.


삐. 삐. 삐.

3차전이 시작됩니다.

식사 준비, 설거지, 80포기 배추 무치기로 ‘며느리’님의 HP(체력지수)가 방전되고 있습니다.

‘며느리’님은 아무리 힘이 들어도 저절로 나오는 신음소리를 삼켜야 합니다.  

앗! 늦었습니다.

‘며느리’님이 남은 배추를 가지러 일어나다 “아이고야!”라고 신음소리를 냈습니다.

호시탐탐 때를 기다리던 ‘시어머니’님의 공격이 다시 시작됩니다.

“니가 한 게 뭐가 있는데 그런 소리를 내냐!”

“헉!”

말로 때리는 김치 싸다구 공격으로 ‘며느리’님의 타격이 큽니다.

“어머니, 저 오늘 배추 80포기 버무렸어요. 4등분 했으니까 320 덩이예요.”

“니가 뭐 언제 한 적 있냐? 올해 처음 하면서 생색은!”

“어머니, 저 결혼하고 지금까지 김장할 때마다 한 번도 안 온 적이 없어요.”

“니가 언제?”

“저 만삭의 몸으로 혼자 배추 50포기 무친 거 기억 안 나세요?”


“펑!”


GAME OVER!


‘며느리’님이 속이 터져 사망하셨습니다.

승자인 ‘시어머니’님부터 퇴장 인사를 해주십시오.


“아이고, 나도 힘들어 죽겠다. 이 놈의 김장을 내가 다시는 하나 봐라!”

“저 내년엔 안 올 거니까 김장한다고 부르지 마세요.”


안녕히 돌아가십시오.

환장할 정도로 즐거운 “시월드에서 살아남기, 김장 전투”는 내년에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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