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때의 Nicole Kidman 은 정말이지 냉철한 아름다움의 peak 를 보여주었지요!
Sean Penn 과 Nicole Kidman 출연, 그리고 Sydney Pollack 감독의 "The Interpreter (2005)." 물론 이 작품도 다섯번 이상 보았지만, 배경인 NYC 가 너무나 잘 그려져서 자주 봅니다. 내가 걸었던 그리고 근처에 가게 되면 걷는 길들을 영화속에서 본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아시는 분은 아실 듯 합니다 - 특히 NYC 에서 말이지요. The UN 이 있는 동네는 사실 미국같지 않은, 가 보지는 않았지만 유럽 어느 구석이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묘한 동네입니다. 차도 많이 다니지 않고, 걸어다니는 사람도 적지요.
이 영화, Sean Penn 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나, Nicole Kidman 의 연기는 그녀의 작품에 있어 가장 훌륭하지 않았나 합니다. 감독인 Sydney Pollack 은 그의 많은 작품들에서도 볼 수 있듯이 연기자로 이 영화에서도 등장하지요 (이 영화에서도 Sean Penn 의 boss 로 나옵니다).
UN 에서 통역으로 일하는 아프리카 마토보 국적의 백인여자 Silvia, 그 국가의 독재자 대통령, 그리고 이 독재자와 맞서 싸우는 민주항쟁인사, 그리고 U.S. Secret Service 요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political thriller. 주연인 Sean Penn 과 Nicole Kidman 이 참 이상하게도 잘 어울리게 보인 영화지요. 이 영화 자체가 아주 스케일이 크고 긴박하며 재미있기도 하지만, Silvia 와 Tobin 의 관계가 참 아름답습니다. 사실 영화에서 이 두 캐릭터의 첫 만남은 매우 어색하고 적대적인 느낌이었지요? 이 첫 만남의 장면에서 각자의 일에 대한 내용이 언급됩니다. 저도 목소리와 언어, 글의 사용으로 상대를 대부분 '판단' 합니다. 직업병이지요:
Tobin:"You listen to voices."
Silvia: "You, l imagine, study faces.
Tobin:"Your profession is playing with words."
Silvia: "l don't play with words."
이후 Tobin 의 팀은 Silvia 와 그녀를 보호하고 감시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생을 합니다 요원들이 죽는 일까지 발생하고, 거기에 Silvia 를 죽이려는 괴한으로 인해 신경이 곤두 선 상황, 그녀를 보호하고 감시하기 위해 Tobin 과 그의 팀이 Silvia 모르게 함께 건너편 건물에서 감시를 하던 중, 팀원 모두가 떠난 뒤에 Tobin 과 Silvia 가 나누는 대화가 아주 애절합니다. 이렇게 은근히 로맨틱한 장면도 아마 최근 20여년간 영화에서는 찾기 어려울 듯 하지요? Screenplay 에 집중했다기보다는 Sydney Pollack 감독의 연출일 듯 합니다. 예전 Tootsie 에서 이 감독이 보여준 로맨틱한 흔적이 계속 그의 영화엔 조금씩 하지만 이렇게 강하게 보여지곤 했으니까요:
마지막 장면입니다. Still cut 을 만들다보니, Nicole Kidman 은 이 영화에서 왠만해서는 웃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군요. Anyhoo, 이 두 사람의 마지막 대화는 참 poignant 합니다. 마지막 대화:
실비아: "우린 전혀..."
토빈: "... "
실비아: "제가 얼마나 아프리카를 그리워하는지 말씀드릴 시간이 없었군요."
토빈: "같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았는데, 우린 정말 시간이 없었군요."
실비아: "어떻게 지내시는지 알려 주시겠어요?"
토빈: "그럴께요 (You'll always know)."
사실 Tobin 의 의미는 다른 뜻을 내포하지만, 한국어로는 적절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군요. 이 마지막 대화는 마치 Casablanca (1942) 의 마지막 장면에서 Humphrey Bogart 가 Ingrid Bergman 에게 하는 대화인 "We will always have Paris" 와 느낌이 같다는 생각입니다. 아, 그리고 이 영화를 지금 다시 보니, 작별하는 순간 Tobin 이 Silvia 의 손을 잠시 잡는 장면이 있었군요.
Tobin 의 동료인 또 다른 Secret Service Agent 역으로 나온 Catherine Keener 의 연기도 참 훌륭했더군요. 동료애인지 애정인지 모를 그 묘한 fine line 을 너무 잘 묘사해 낸 연기가 대단했습니다. Blanket 을 개는 모습, 그리고 늦은 밤 잠복근무를 하면서 Tobin 에게 필요하면 같이 있어주겠다는 말도,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애정이 배어있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