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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Sep 06. 2021

"I'll See You in My Dreams"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


노년의 평화로움은 절대로 방해받아서는 안 되는 것일 듯합니다. 심지어는 그게 다시 찾아온 사랑일지라도 말이지요. 2015년작 "I'll See You in My Dreams"은 남편과 사별을 한 지 20여 년이 넘어가는 노년기에 접어든 여성 Carol 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전직 교사였던 Carol 은 남편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은퇴하여 평안하게 삶을 살고 있습니다. 친구들을 만나고, 샤핑도 하며, 그리고 심지어는 어느 친구와 같이 노인들을 위한 matchmaking event 에도 나가기도 하지요. 어느 날 우연히 Carol 은 샤핑을 하던 중 "당신은 그런 거, 아직 젊어서 필요 없을 거 같소" 라며 짧은 칭찬을 하고 자리를 뜬 어느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이 낯선 사람의 이름은 Bill이지요.



그녀의 집에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뒤뜰의 수영장을 청소하기 위해 오는 청년으로, 수영장 청소업체 소속 직원이지요. 그의 이름은 Lloyd. 아들이 있다면 그만한 나이입니다. 잔잔한 성격의 이 청년을 보고 Carol 은 안쓰러운 마음이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더 많은 시도를 할 기회가 있음에도 너무나 느린 삶을 살고 있는 Lloyd를 조금씩 채근하며 더 의욕적으로 삶을 살아가길 바라지요. Lloyd는 음악에도 관심이 있어서 작곡도 하는데, 예전 미혼시절 가수였던 Carol 은 나중에 그의 음악을 들어보고 싶다고 합니다.



이렇게 새로 생긴 '친구'인 Lloyd 와도 Karaoke 에도 같이 가기도 하고, 친구들과 밤늦은 샤핑을 하다가 경찰관의 '조사'도 받으며 즐거운 생활을 하는 Carol입니다.



그러던 중 Bill 은 어느새 Carol 이 살고 있는 평안한 삶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그 또한 방해받기 싫은 삶을 살기 위해 자식들에게도 유언 한 장 없이 자신만의 노년을 즐겁고 편안하게 보내고 있지요. 하지만 이런 평화 속에서도 Bill 은 Carol과 좀 더 깊은 관계가 되길 원합니다. Carol 도 그가 싫지는 않지만 누군가와 같이 다시 살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게 사랑일지 아닐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 주저하지요.



노년기에는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Carol 에게도 이런 갑작스러운 일이 발생하지요. 꽤 오래전에 경험했던 그 슬픔을 다시 당하게 됩니다.


Carol을 위로하기 위해 Lloyd는 그녀에게 그가 만든 노래를 처음 들려줍니다. 어색한 악기 연주와 악기와 잘 맞지 않는 목소리가 안쓰러울 정도로 보이지만, 그래도 Carol 은 잔잔하게 그를 바라보고 끝까지 노래를 듣습니다. 큰 슬픔을 다시 당하게 된 친구를 위로하는 진정한 친구의 노래였지요. 나이 차이가 30년 이상 나는 이 두 사람들의 우정이 참 아름답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GzYNxKLwb0


Blythe Danner 가 Carol Petersen으로, Martin Starr 가 Lloyd의 역을, 그리고 Sam Elliott 이 Bill의 역을 한 이 영화의 노래 또한 참 잔잔하고 평화롭습니다. 그중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Lloyd 가 부른 노래는 사실 실제 가수가 부른 노래랍니다. 제목이 바로 영화 제목과 같지요. Keegan Dewitt의 version (곡 및 가사)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영화의 메시지와 참 잘 닿아 있습니다:


I walk alone

But didn't know where I was going

I felt so low

The moonlight start and showed it


But then I saw you

Somewhere in the distance

You said "How are you?"

You'll gonna want to miss this


When the sun goes down

I'll think of you now

When the moon comes up

I won't turn around


I'll just stare at the darkness

And I'll think of you there

Way across the distance

of that star-filled air

And I know I'll see you

I'll see you in my dreams


Cause sometimes things may flee you

But they'll never ever leave

Oh I'll see you, I'll see you

I'll see you in my dreams


I'll see you, I'll see you

I'll see you in my dreams

Dreams, dreams


https://www.youtube.com/watch?v=AwxIN0kL4do


아래는 영화의 trailer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1VbBOTXzfI


Roger Ebert는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그의 '제자'들은 계속 그의 이름으로 영화평론을 내고 있습니다. 그중 한 명인 Glenn Kenny라는 평론가가 이 영화에 대한 critic 도 냈는데, 괜찮습니다 - 평론가가 괜찮다는 의미가 아닌, 그가 써낸 평가가 괜찮더군요:


It’s always a pleasure to see Blythe Danner in a movie. And it’s even more of a pleasure to see Blythe Danner in a good movie. No, not a good movie. A really good movie. Which “I’ll See You In My Dreams” actually is, its iffy (but explainable) title notwithstanding. (중략) While I was indeed moved by the film’s gentle conclusions with respect to life and aging, I was on the whole more impressed by how genuinely amiable the movie is: it’s an hour and a half spent with fictionalized people who are a real pleasure to “be” with. That is no small thing.


네, 동의합니다. 같이 하기에 참 편한 캐릭터들과의 1시간 30분 남짓한 즐거운 시간 - 삶과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한 잔잔한 접근 - 이 모든 것이 우리 삶의 일부이기에 이 영화는 참 좋은 영화입니다.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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