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어제는 퇴사해야지, 오늘은 조금 더 다녀볼까
격변하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매일 경험하며 회사에 다니고 있을 시점, 나는 노숙인 사회복지학 연구에 심취한 남편을 만났다.
석사 논문을 쓰기 전 노숙인을 공감하고 이해하기 위해 영하 날씨에 서울역에서 실제로 노숙을 해봤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그가 정말 독특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 당시 무기력한 나와 달리 목표를 향해 에너지를 쏟는 그의 뜨거움이 마음에 들었다.
매일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고 그에게 돌아가면 나의 세계는 오직 평화만이 있었다.
그를 만난 이후 나는 더 이상 고통을 견디기 위해 걷지 않았다. 그와 함께하면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고통과 아픔이 사라졌다. 연애를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그는 나에게 결혼을 하자고 했고, 나는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세계 평화가 만든 또 다른 세계 평화
나의 세계를 평화롭게 만든 그와 똑 닮은 아들이 나에게 찾아왔다. 그리고 아들은 또 다른 평화로운 세상으로 나를 이끌었다. 지옥 같던 회사에 육아휴직이라는 쉼표를 찍게 해 준 것이다. 탈출구는 결국 못 찾았지만, 비상구에 오랜 시간 몸을 숨길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출산 1달 전, 나의 지옥 같았던 회사생활의 쉼표를 찍으며 잔잔하고 평화로운 일상이 시작되었다. 아니, 시작된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