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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드 Mar 31. 2024

병원 Product의 상품성

병원내 확산과 테스트는 전혀 다른 이야기


<이미지 출처 : news.samsung.com>

병원 서비스디자인 과제들은 한가지 큰 특징이 있다. 과제의 종류와 범위가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즉, 과제의 Scope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환자를 교육시키는 교육솔루션 디자인부터 ...진료공간 소음대책, 진료실 리모델링, 감염예방 자동화 등등.. 해결해야할 문제의 종류도 다양하지만...그 문제들을 해결하기위한 솔루션도 마찬가지로 정말 다양하다. 영상, 인쇄물, 인테리어, 가구, 앱, IT인프라... 등등...정말 세상의 모든것을 디자인 할것처럼... 다양하다. 그래서 매번 하루는 시각디자인, 그 다음날은 영상디자인, 그 다음날은 UX디자인... 물론 전부 직접 디자인 하는것은 아니지만(외주 활용) 결국 디자인 컨셉제안과 Quality Control을 해야하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종류의 디자인을 경험하게 된다...그러다보면...과거를 잠시 잊고 살다가 '아..맞다.. 나 UX디자이너였지!' 라고.. 농담삼아 얘기하곤 했다. 그만큼 병원 서비스디자인의 디자인 영역이 버라이어티 했다는 얘기다.



이건.. IT회사에서 UX를 디자인하던 상황과는 정말 엄청난 차이다. 디자인부서에서 아무리 세상에 없던 신개념 제품의 UX를 개발 한다고 해도...휴대폰,카메라,웨어러블처럼...기존의 Mobile Device라는 범주, IT라는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가끔 로봇이나 스마트미러처럼 벗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서 새로운 과제를 한다고 해도 기존의 어느정도 정형화된 프로세스와 방법론을 활용해서 빠르게 업무를 추진해 갈 수 있었다. 또한 아무리 빠르게 디자인 컨셉을 만든다고 해도... 하나의 새로운 제품의 UX를 개발하기 까지는 디자이너 뿐 아니라 개발, 상품기획, 제품디자이너와 함께 협업하면서 수십번의 프로토타입, 유저리서치, 유저테스트 과정을 거쳐 수개월에서 길게는 몇년동안 상품성 있는 제품을 만들어낸다. 즉, 하나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 수많은 리소스가 투입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이렇게 디자인을 Well making 할 수 있는 환경이 안된다. 다시말하면... 디자인 잡지에서... 뉴스에서 보는 Ideo와 디자인카운슬의 멋진 서비스디자인 사례와 결과물들처럼... 디자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가... 병원 내에서는 정말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병원의 시간,예산,인력이라는 리소스 제약 때문에... 병원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들중에...  해결 할 수 있는 과제의 갯수도 제약이 있을 뿐 아니라... 상품성 있는... 즉 가격, 유용성, 내구성, 심미성 있는 디자인을 뽑아내기는 더더욱 쉽지 않은것이 현실이다.



A.C.Camargo Cancer Center와 워너브라더스의 협업으로 디자인한 어린이 암환자용 IV케이스 <출처:dandad.org>



이 문제는 병원혁신부서의 UX디자이너에게 정말 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왜일까?.... 처음부터 병원은 UX디자이너를 고용할때... 특정 제품이나 솔루션을 디자인하라고 고용한것이 아니다... 병원의 문제를 해결하라고 고용했다... 그럼 문제는 어떻게 해결될까? 풀어야할 문제를 잘 정의했다고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것은 아니다. 그 문제는 풀 수 있는 최선의 솔루션이 있어야... 바로 그 솔루션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다. 그 솔루션은 자동으로 생길까?... 당연히 일정수준의 Quality가 있어야 해결되는데... 병원에서는 솔루션의 Quality를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다는데 가장 큰 어려움이 있다. UX디자이너는 모든것을 디자인 할 수 있는 만능이 아니다. 가구를 디자인 해야하면 가구디자이너와 가구 설계자, 인테리어 설계자가 함께 협업해야 하고, 앱을 디자인 한다면 개발자, 개발PM, QA인력등과 협업을 해야 앱을 개발 할 수 있다. 그리고 혹여나... 정말 능력 좋은 UX디자이너가 스스로 디자인어워드를 받을만한 좋은 디자인 결과물을 뽑았다고 하더라도... 그건 그냥 디자인이다. 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상품화 디자인 과정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개발과정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헬스케어 서비스디자인으로 유명한 IDEO...방법론 뿐 아니라 디자인 Quality로 유명하다  <이미지: ideou.com>




한번 생각해보자... Ideo, 디자인카운슬, 엔진.. 등 글로벌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발표하는 병원서비스디자인 사례들이 왜 유명할까?...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문제를 발견해서?...병원 전반적으로 엄청한 임팩트가 있어서?... 라기 보다는 디자인의 Quality가 좋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솔루션이 그럴듯하고, 사용하고 싶게끔 디자인을 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서비스디자인 사례들이... 언론이나 세미나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흐지부지 사라지는 이유도 이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서비스디자인은 문제정의가 전부가 아니다. 그리고 문제해결을 위한 시도가 전부인것도 아니다. 문제를 겪고있는 사용자가 쓸 수 있는 솔루션이 나왔을때... 즉 문제와 솔루션의 적합성이 맞았을때 비로소 그 서비스디자인은 의미 있어지는 것이다. 만약 솔루션이 몇번 썼는데... 부서지거나.. 너무 비싸서 확장을 못하거나.. 사용법이 너무 복잡해서 아는 사람만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솔루션이 상품성이 없으면 그냥 아이디어에 그칠 확률이 높아진다. 서비스디자인 결과물은 하나의 상품이 되어야 한다. 효과가 확인이 되었으면... 다른 사람도 이용할 수 있도록, 오랫동안 지속 가능하고, 사람들이 이용하고 싶어서 Buying할만한 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상품은 그냥 나오지 않는다. 한번 시도한 결과물을 상품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것은 시제품이다. 시제품을 현장에 적용하고... 언론에 자랑하고... 그렇게 흐지부지 끝나는 이런것 말고... 상품성 있는 결과물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여러번 테스트해서 현장적용 가능성이 검증된...가격/디자인/품질이 일정수준 만족되어 상품성이 있는 그런 결과물이 나와야한다. 그래야 병원내에서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는 다른 사용자들도 안심하고 도입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해당 솔루션이 쓸만하다는 소문이 병원내에 퍼지고, 사람들이 구경와서 보고 확인하고, 자신들도 도입하겠다고 연락오는... 즉, 병원내 확산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현상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추후에 이런 경험에 대해 posting 할 예정이다.) 





병원 서비스디자인 결과물이.. 시제품으로 만족되면 안된다. 병원 전체에서 확산 적용할만큼의 상품성을 목표로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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