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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gers Apr 15. 2024

하늘이 도와줬다.

[행복을 찾아서]

좋은 제안을 받아서 서류를 통과했고 면접까지 이어졌다.


운이 좋아서 팀장 면접을 통과했고,


대표님 최종 면접까지 진행했다.



며칠 후 HR 담당자에게 연락이 왔다.



“지미님, 안녕하세요. 


저는 면접 보신 곳 HR 담당자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별일 아닌 척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엄청 떨렸다.


시상식에서 수상을 기다리는 배우들도 이런 마음이랄까.


어떤 사람은 정말로 담담하게 잘 한다고 하던데,


난 아직도 두근거리는 것을 보면 더 많은 경험을 해야 되는 것인가 싶다.



“축하드립니다. 


최종 면접 합격하셨고, 이제 처우 협의만 하면 됩니다.


저희가 최종 오퍼 메일 보내드릴테니 확인하시고 회신 주시면 됩니다.


만약 OK 하신다면 최종 입사일자를 정하는 연락을 따로 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제안이 와서 면접을 봤고,


운이 좋아서 최종합격이라는 좋은 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고민이 생겼다.



원래 가기로 했던 친구 회사와 이 회사 중 어느 회사를 선택할 것인가.



솔직히 추천받은 회사의 최종 면접까지 통과할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몇달 전 MJ를 만났을 때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너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어떤 회사인지 너무 궁금했던 것이 가장 컸다.


그리고 현재 내 커리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고 싶었다.



암튼 여러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두 회사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던 중,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이번주 금요일 저녁에 시간 괜찮아?”


“어. 괜찮다. 무슨 일 있나?”


“만나서 얘기하자.”


뭔가 기분이 묘했다.



며칠 후,


홍대에서 친구를 만났다.


잠실 사는 녀석이 홍대까지 오다니 뭔가 이상했지만 특별히 내색하지는 않았다.


“왜? 무슨 일인데?”


“진짜 미안한데, 우리 투자 받기로 했던 건이 좀 어그러졌다.


그래서 이번에 채용하는 것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응? 투자 받은거 아녔나?”


“정확히 투자금이 들어온 것은 아니고 90% 가까이 성사가 된 상태였다.


투자사랑 얘기가 너무 잘 되어서 나도 그렇고 대표도 그렇고 다 됐다고 생각했다.


우짜노? 진짜 미안하다.”


“야. 친구 사이에 솔직하게 얘기를 해줘야지.


이렇게 하면 서로 너무 곤란해지잖아.”


“니 우짜노?”


“사실 며칠전에 다른 곳에 면접 하나 봤었다.


그리고 그쪽에서 최종 합격 연락까지 받아서 어찌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너네랑 먼저 얘기한 게 있어서 니랑 오늘 만나서 얘기해보고 최종 결정하려고 했다.”


“뭐고? 니도 뭐 다른 준비를 하고 있었네.”


“다른 준비를 하려고 한 게 아니고, 


현재 내 커리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궁금했고, 


추천해준 친구가 자기네 회사 자랑을 많이 했어서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면접을 봤는데, 운이 좋아서 최종까지 간거다.


그냥 거기 갈 거였으면 니한테 미리 말했겠지.


니랑 내랑 몇년을 알았는데, 내 성격 모르냐.


나는 돈보다는 관계가 더 중요한 사람이다.”


“그건 알지.”


“암튼 내가 다른 곳에 가든 안가든 너네 회사 투자가 어그러져서 우짜냐.


그리고 다음부터는 나 정도 친분인 사람한테는 정확하게 말해줘야 한다.


만약 내가 다른 곳에 면접을 안 봤다면 니가 제일 곤란했을 거다.


니가 내 인생 책임져줄 수 있는 게 아니잖아.”


“그래 그건 니 말이 맞다.”


“살다 보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생각했던 것과 다른 상황으로 흘려가는데,


애초에 정직하고 정확하게 얘기를 하면 그런 상황에서 화를 면하더라.


하늘이 도와서 니는 안 곤란해질 수 있게 됐고,


나는 니를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게 됐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 하고 다른 이야기나 하자.”



그렇게 내 고민은 한번에 해결이 되었다.


다음 날 회사에 연락해서 희망 연봉을 얘기했고,


적당한 선에서 서로 조율을 한 뒤 최종 입사일을 정했다.



7년동안 쉴틈없이 달려 온 내게 휴가를 주고 싶었다.


현재 회사에 퇴사일과 새롭게 일할 회사의 입사일 사이에 2주간의 텀을 뒀다.


거기에 현재 회사에 남은 연차를 사용하니,


대략 3주간의 시간이 생겼다.



마지막 출근일을 일주일 남겨두고 인수인계 문서는 다 정리했지만,


내 후임자가 채용되지 않아서 영업이사님께 인수인계를 했다.


“지미, 너무 아쉬워요. 우리 함께 할 일들이 더 많을텐데…”


“네, 저도 너무 아쉽습니다. 


돌이켜보니, 이사님과 일하면서 희로애락이 많았더라고요.


서로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려고 노력하다보니 논쟁도 많았지만,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우리 파트가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잘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지미와 함께 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우리 나중에 또 보시죠.”


“네, 좋습니다.”



퇴사일이 됐다. 


다른 날과 특별할 것이 없는 평범한 하루였지만 기분이 묘했다.


회사 구성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문을 나섰다.



그리고 퇴사 첫날 내가 하기로 했던 일을 했다. 

그것은 바로…

이전 10화 나는 면접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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