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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Nov 16. 2022

배드민턴 정말 재미있다.

배드민턴을 시작하고 배드민턴 치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이 많은 이유는 간단하다. 정말 재미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에 살기에 운동은 건강하게 오래 돈을 벌기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운동 중에 배드민턴은 정말 재미있는 운동이다. 어린 시절 골목길에서 동네 아이들과 구슬치기, 딱지치기를 비롯한 온갖 놀이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놀던 때가 생각난다. 지금은 나이 들어 구슬이나 딱지 대신 셔틀콕을 갖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논다.


유명한 골프 유머가 있다.

60타는 나라를 먹여 살리고( 타이거 우즈가 전성기 때 버는 돈의 액수를 보면.)

70타는 가정을 먹여 살리고( 골프를 직업으로 삼으려면 이 정도 쳐야 한다.)

80타는 골프장을 먹여 살리고( 골프에 재미 붙인 아마추어들이 엄청난 그린피를 내고 열심히 골프를 친다.)

90타는 친구들을 먹여 살리고( 골프를 어정 하게 치는 사람들은 내기골프에서 이기기 힘들다.)

100타는 골프공 회사를 먹여 살린다는데( 오천 원이나 하는 골프공을 무수히 숲과 연못으로 날려 보낸다.)

당신은 지금 어디쯤 계신가요?


배드민턴 셔틀콕이 한 개에 거의 천오백 원 한단다. 코르크와 거위털로 만들어진 셔틀콕이 25점 복식 한 게임을 버티기 쉽지 않다. 게임에 사용된 수많은 셔틀콕들이 게임이 끝난 후에 레슨이나 연습용으로 재활용되지만, 매일 엄청난 셔틀콕이 전 세계 배드민턴 코트에서 날아다니고 있다. 떨어져 나온 거위털들이 코트를 덮고  있다. 나 역시 배드민턴 셔틀콕 회사를 먹여 살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스포츠에 사용되는 많은 공과 도구들이 공학과 기술의 발전과 함께 했다. 새로운 재료의 적용(특히 합성 고무와 플라스틱)으로 내구성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었는데 배드민턴 셔틀콕은 왜 발전하지 못했을까? 거위털 셔틀콕의 타구감과 비행특성을 플라스틱 셔틀콕으로 재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골프공이나 테니스공보다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서 동호인들이 감내할 만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경험하지는 못하고 전해 들은 얘기다. 어떤 배드민턴 동호회 클럽에서는 복식 게임을 하는 네 명이 새 셔틀콕 하나씩 내고 게임을 한단다. 보통 한 개 내지 두 개의 셔틀콕이 게임에 사용되고 남는 셔틀콕은 이긴 팀이 갖는다고 한다. 결국 이긴 팀은 게임을 즐기고 진 팀은 경기용 셔틀콕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렇게 복식 게임을 진행하니 파트너를 정하고 상대방을 물색하는 것에 사람들의 눈치싸움이 아주 치열하고 서로 맘 상하는 일도 많다고 한다. 천오백 원짜리 셔틀콕을 걸고 게임을 하니 사람들이 얼마나 치열할지 상상이 간다.


놀이는 순전히 재미로 한다.


배드민턴 실력이 엇비슷한 네 사람이 편을 먹고 랠리를 길게 하고, 듀스까지 갈 정도로 치열한 게임을 하다 간발의 차로 이기는 게임이 가장 재미있다. 치열한 게임에서 아깝게 지면 당연히 멤버 그대로 복수전이라며 2차전을 하고 이기고 지고 했다면, 결승전이라며 3차전까지 한다. 이렇게 치열한 게임을 3차전까지 하고 나면 체력이 방전된다. 그리고 희열을 느낀다. 그리고 이때 느낀 희열에 중독되어 다음 날 또 체육관을 찾는다.


그리고 누구를 붙잡고 희열을 느낄까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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