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번째 음식 _ 고구마 김치전
코로나가 퍼지기 전.
갓 퇴사를 하고 난 후, 오전엔 운동하고 오후에는 강의 들으러 가서 공부했다.
일 할 때보다 더 바쁜 생활을 했었다.
공부하러 갈 때, 엄마에게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과 나눠 먹게 고구마를 삶아 달라고 했다.
그런데... 어머니 고구마가 커도 너무 크네요...
엄마가 토막토막 내서 봉지에 싸줬는데 까먹기 불편해서인지 다들 먹질 않았다.
결국, 나만 두 덩어리를 먹고 다시 집으로 가지고 돌아왔다.
“사람들이 까먹어야 해서 그런가 잘 안 묵드라.”
“식탁에 올려놔라. 내일 꾸워줄게.”
“응. 내일 어차피 또 공부하러 가야 하니까 저녁으로 먹지 뭐.”
다음 날 아침. 운동 가기 위해서 옷 갈아입고 있는데 주방에서 엄마가 소리쳤다.
“니 고구마 들고 갈끼가?”
“어~ 나중에 챙겨줘.”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 고소한 기름 냄새가 진동했다.
“뭐하노?”
“고구마 꿉는다.”
접시에 동그란 고구마가 나란히 놓여있었다.
“오오! 맛있겠다!!”
방금 구운 고구마 하나를 작은 접시에 옮겨 담았다.
포크로 반을 가르자 고구마 안에 빨간 김치가 들어있었다.
“와!!”
내가 감탄사를 내뱉자 엄마가 놀라서 돌아봤다.
“왜?”
“진짜 맛있다.”
“고구마가 달아서 그렇다.”
엄만 이렇게 얘기했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이건 고구마가 달아서 그런 게 아니라, 엄마가 해줘서 맛있었던 게 분명했다.
“고구마가 물러서 모양이 안 이쁘다.”
“모양은 중요하지 않다. 맛이 중요하지.”
난 포크로 크게 한입 가득 떠먹었다.
“엄마, 이거 내일도 해줘. 대신 김치를 씻어서 넣자. 다이어트 중이니까.”
고구마 김치전 만드는 법
- 고구마를 삶아서 으깬다.
- 묵은지 김치를 잘게 썰어 물기를 꼭 짠다.
- 김치를 마늘, 참기름을 넣고 팬에 볶는다.
- 으깬 고구마를 찐빵 만들듯이 뭉쳐서 김치 속을 넣는다.
- 기름을 두른 팬에 노릇노릇 굽는다.
고구마 김치전 후기
"엄마 이거 빨리 써줘."
"뭐를?"
"고구마 김치전 있다이가."
"그게 뭐꼬?"
"그때 고구마 안에 김치 넣어서 만든 거."
"아~ 그게 뭐 적을 게 있노. 딴 거 해라."
"아, 왜. 난 그거 맛있었단 말이다."
엄마는 레시피라고 할 게 없다고 안 적겠다고 했지만,
다이어트할 때 고구마만 먹기 힘들면 이렇게 만들어도 먹어도 좋고,
어린 친구들 간식으로도 좋을 거 같아서 레시피를 적어달라고 졸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