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번째 음식 _ 시금치 카레
서울에 친구 집으로 처음 놀러 갔을 때, 친구가 데리고 간 인도식당.
인도사람이 직접 요리를 하는 가게였다.
친구가 자기가 먹어봤던 것 중에 제일 맛있었다며 알아서 주문했다.
잠시 기다리자 음식이 나왔고, 난 그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
시금치 카레...
처음 먹어보는 카레였다. 녹색에 밥이 비벼져 있었는데...
전혀 먹고 싶지 않게 생긴 음식이었다.
“야... 이게 뭔데?”
“시금치 카레. 진짜 맛있어. 먹어봐봐.”
“색깔이... 전혀 먹고 싶지 않게...”
숟가락으로 뒤적뒤적하는 나에게 친구는 자기를 믿고 먹어보라고 얘기했다.
“내가 언제 니 맛없는 데 데리고 간 적 있나?”
“아니...”
서울에 놀러 갈 때마다 항상 맛있는 집 알아두고 데리고 다녀준 친구였다.
입맛도 비슷해서인지 단 한 번도 맛이 없었던 집은 없었다.
난 친구를 믿고 한 숟가락을 떠먹었다. 그리고 그 맛은 부산에 내려와서도 시금치 카레를 찾게 만들었다.
집에서 할 일 없이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렸다.
티비에서 시금치 관련 요리가 나오고 있었다. 오래전 그 시금치 카레가 생각이 났다.
“엄마! 시금치 집에 있나?”
“어~”
“우리 시금치 카레 만들어 먹을래?”
“그래.”
역시... 엄만 못하는 음식이 없는 것인가.
“시금치 카레 만들 줄 아나?”
“그냥 시금치 넣고 만들면 되지.”
“시금치 갈아야 할걸...”
“그걸 왜 갈아? 그냥 넣으면 되지.”
엄마가 모르는 음식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인터넷에 시금치 카레를 검색했다.
그런데 진짜 시금치를 그냥 넣어서 만드는 사람도 있긴 했다.
시금치를 갈아 넣는 레시피를 겨우 찾아 엄마에게 보여줬더니 사진만 대충 보고 휴대폰을 치웠다.
“니가 시금치 갈아.”
자신 있게 얘기하는 엄마 목소리에 시금치 카레 먹을 생각에 금세 들떴다.
나 지금 다이어트 중인 거 맞나...?
시금치 카레 만드는 법
- 시금치를 믹서기에 간다. (물 조금 넣어야 함)
- 카레가루와 함께 물에 푼다.
- 돼지고기, 양파, 마늘, 감자, 호박, 당근, 새송이 버섯을 넣고 볶는다. (후추도 넣어줌)
- 고기와 야채가 익으면 시금치 카레 푼 물을 넣고 보글보글 끓인다.
시금치 카레 후기
"엄마, 시금치 카레가 원래 이 색이 아니었는데."
"카레를 내가 너무 많이 넣었다."
"원래 더 초록색인데..."
"카레가루가 확 쏟아졌다."
"좀 짠데..."
"카레가 많이 들어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