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살쟁이 아내가 남편에게 바칩니다.
남편에게 불같이 화를 냈다.
인공수정 1차를 실패로 끝나고, 다시 2차를 준비하기 위해 병원에서
약과 자가주사를 받아오던 길이었다.
난생처음, 남편에게 악을 쓰며 소리를 질렀다.
그 순간의 나는, 나조차 낯설었다.
떨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한 채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도
내 손은 여전히 바쁘게 자가주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격한 감정 상태에서 주사를 놓는 게 좋지 않을까 걱정되어,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가다듬은 뒤 조심스레 주삿바늘을 꽂았다.
주사는 아프지 않았다.
그런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
주사가 담긴 보냉백을 남편 앞에 거칠게 흔들며 소리 질렀다.
"보여? 이게 지금 내 인생이야, 내 인생이 이런 모습이라고."
발악하는 내 모습이 스쳐갔다.
왜 그렇게까지 악에 받쳤을까, 뭐가 그렇게 화가 났을까..
조금씩 감정을 내려놓고 나를 들여다보니,
그제야 남편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말 한마디가 내 마음을 다치게 하지는 않을까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사람
유난을 떠는 아내 옆에서,
자신의 씁쓸함을 조용히 삼켜내는 사람
나 혼자 힘들다고 소리치느라,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남편의 마음이 떠올랐다.
가끔은 밉고, 때로는 서운하지만
돌이켜보면 항상 고맙고 미안한 사람
나보다 더 큰 그릇을 가진 사람
그리고 이 길을 함께 걷고 있는 모든 '그'들에게..
이 글을 빌려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당신이 있어,
내가 오늘도 이 길을 계속 걸어갑니다.
고맙고, 또 고마워요!